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중대한 금융시스템 개혁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이전에 기준금리와 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 조정 등의 수단으로 통화량을 조절했으나 이제는 시중 은행과의 채권 거래 등 공개시장조작을 더욱 자주 사용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중국의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7.4%로 3년 반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나 지준율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커졌으나 아직까지 인민은행은 이 부분에 있어서 행동을 자제하고 있다.
대신 인민은행은 올 하반기에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거래로 총 1조 위안(약 175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했으며 이는 지준율을 1% 이상 인하한 것과 마찬가지 효과라고 FT는 전했다.
역RP는 자금공여자인 인민은행이 금융기관의 채권을 일정 기간 뒤에 팔기로 약정하고 사들이는 것으로 유동성을 조절하는 공개시장조작의 대표적 수단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런 수단이 일반적이지만 중국에는 비교적 새로운 것이며 경제적으로나 금융정책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FT는 설명했다.
역RP 거래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좌우되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중국의 금융시스템이 시장에 의해 결정되는 선진국의 방향을 따르고 있다는 평가다.
또 역RP 거래는 단기적이기 때문에 부동산버블이나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을 때 인민은행이 쉽게 통화량을 다시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중국의 자금 조달 채널이 다양해지는 것도 뚜렷한 변화다.
과거에는 중국 기업 자금조달원의 80%를 은행 대출이 차지했으나 올 들어서는 회사채시장의 성장과 트러스트 등 다양한 자금조달수단 발달로 그 비중이 60%로 줄었다고 FT는 전했다.
인민은행이 올 들어 달러·위안 환율 하루 변동폭을 고시환율 대비 0.5%에서 1.0%로 확대하고 시중은행이 기준금리보다 최대 10%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하도록 허가한 것도 시장친화적인 금융시스템으로 나아가는 중대한 변화라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