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산(增産)보다 품질을 높여라”
현대·기아차는 내년도 세계경제 회복이 더딜 것으로 전망하고 증산보다는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2일 임원진이 참석한 가운데 내년도 사업계획 검토 회의를 열고 내년에도 경기회복이 불투명한 만큼 신차출시 계획을 보수적으로 세웠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내년 사업계획 검토는 하루 이틀 회의로 끝날 일은 아니다”라고 전제하고“다만 이번 회의에서 내년 경기를 상저하중으로 보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이같은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신차 출시는 하반기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춘관 기아차 국내마케팅실 상무도“하반기에 하저까지는 아니어도 하중 정도로 보고 그에 맞춰 신차출시 계획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K5 부분변경 모델과 신차 1종을 내년 하반기에 출시할 방침이다.
정몽구 회장은 내년 사업계획과 관련해 임원들에게 ‘경기 변곡점을 짚는 것과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것’두 가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경기 변수 외에도 품질을 강조한 것은 세계 시장에서 현대차를 견제하는 세력(?)이 존재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현대차를 덤핑으로 몰아붙였다. 미국에서는 연비 과장 문제를 제기했다. 현대차는 이러한 기조가 자사의 고속성장을 견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대외 환경에서 생산량을 늘리기 보다는 한걸음 쉬며 하체를 튼튼하게 하는 것을 우선으로 판단한 것.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은 최근 “(현대차)의 위상이 높아지며 견제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양 부회장은 이어 “이번 사건(미국의 연비 문제 제기)은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705만대를 판매하며 당초 목표인 700만대를 초과 달성할 전망이다.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는 것은 성장 여력이 남아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현대차의 내년 사업 계획은 공격적이지 않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내년에는 판매 목표를 크게 높이기 보다는 시장에서의 현대차 이미지를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