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들이 고객들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투자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면서 부실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베이징 소재 화샤은행 상하이지점이 제공한 한 투자상품이 원금까지 손실이 나면서 분노한 투자자 50여명이 시위를 벌였다고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화샤은행은 지난해 11월25일 연수익률 11~13%를 보장하는 내용의 투자상품을 판매했다. 투자상품은 약 1억4000만 위안(약 244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이 상품의 최소 투자액은 50만 위안이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은행은 유치한 자금으로 전당포업체와 자동차판매업체, 자동차서비스업체, 엔터테인먼트업체 등 총 허난성 소재 기업 4곳에 투자했다.
지난달 25일 만기가 돌아왔지만 은행은 약속된 이자는 물론 원금을 돌려주지도 못했다.
이날 오전 화샤은행 상하이 지점 앞에는 50여명의 투자자들이 피해를 배상하라는 시위를 벌였다.
일부 투자자는 부모와 친척의 돈까지 끌어들여 이 상품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은행 측은 상하이 지점의 자산관리팀이 경영진의 허가 없이 독단적으로 상품을 출시했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날 오후 일부 투자자와 회동한 후에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물러섰다.
상하이 금융당국은 해당 사건 조사에 착수했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과당경쟁이 이 사건의 근본 원인이라며 투자상품에 대한 당국의 부실한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샤를린 추 은행 애널리스트는 “화샤은행 사건은 미국 은행들이 고객에게 투자상품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촉발했던 것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피치에 따르면 중국 은행권의 투자상품 규모는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12조 위안에 달했다. 이는 전체 예금의 13%에 해당하는 액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