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등이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따며 쇼트트랙에만 편중됐던 한국대표팀의 메달종목을 다양화했다. 이 같은 선전으로 스피드 스케이팅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이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까지는 13개월 남짓 남았다. 밴쿠버에서 거둔 좋은 성적을 소치에서 재현하기 위해 대표팀 선수들은 이미 담금질에 돌입했고 소치 올림픽이 끝나면 대망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하게 된다.
한국은 1998년 서울 하계올림픽 이후 30년만에 올림픽을 개최한다. 대표팀의 시선은 이미 소치를 넘어 평창을 향하고 있다.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홈 관중들의 열렬한 응원이 필수고 이를 위해서는 대표팀의 경기력이 동반돼야만 한다. 물론 잘 알려진 종목뿐만 아니라 낯선 비인기 종목에 대한 투자 역시 중요하다.
최근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끝난 NRW 트로피에서는 오랜 공백을 깨고 복귀한 김연아 외에 남자싱글 김진서(16·오륜중)도 출전했다. 김진서는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 3위, 프리스케이팅 7위로 종합 7위에 올라 가능성을 보였다. 김진서는 이준형(16·수리고), 김해진(15·과천중), 박소연(15·강일중) 등과 함께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유망주 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연간 약 2000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빙상연맹 심호씨는 “연맹 차원에서 소치는 물론 평창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주들을 선정해 국제대회 파견 비용과 부대비용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트 김연아’에 대한 대비를 착실히 하고 있는 셈이다.
영화 ‘국가대표’로도 잘 알려진 스키점프 대표팀 역시 가깝게는 소치, 멀리는 평창을 바라보고 있다. 워낙 선수에 대한 저변이 넓지 않아 최흥철, 김현기, 강칠구 등 기존의 선수들이 오랜 기간 대표 선수로 활약하고 있지만 최근 20세 신예 박제언 선수를 새로 대표팀에 받아들였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외국인 코치 볼프강 하트만(52·독일)을 영입한 것도 대표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스키점프 대표팀은 약간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새 코치와 함께 오랜만에 새로운 식구를 맞이한 만큼 박제언이 기존 선수들과 조화를 이루면 향후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볼만하다.
바이애슬론 역시 저변이 얇은 종목이다. 초중고와 대학교, 군팀, 시·도청팀 등을 모두 포함해 약 40개팀에서 200명 정도의 선수만이 등록되어 있을 정도다. 국제 경쟁력은 물론 아시아권에서도 아직 중국과 일본에 뒤져있는 현실이지만 대한바이애슬론연맹은 평창올림픽을 대비해 ‘올림픽대표팀’ 체제를 운영하며 대한체육회와 긴밀하게 공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향후 경기 장비와 국제대회 출전에 대한 지원 등 포괄적인 바이애슬론 발전 방안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밖에 컬링은 지난 10월 대한컬링경기연맹이 신세계그룹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받아 평창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신세계는 2018년까지 6개 남녀 우수팀을 후원하는 것은 물론 전지훈련 및 전국대회 개최 등 총 100억원에 달하는 지원을 하게 된다. 컬링은 개개인이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것이 아니라 팀의 능력에 따라 대표팀이 구성되는 체제로 올해 열린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오른 바 있으며 경북체육회 뿐만 아니라 성신여대, 경기도청 등 경쟁력을 갖춘 팀들도 포진해 있다. 전폭적인 지원이 따른다면 평창에서 메달권 진입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