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보다 종목 예측은 더욱 리서치센터의 부담이 크다. 지수보다 상대적으로 변동폭이 큰데다가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독주로 지수 왜곡 현상이 심화되면서 종목별 수익률 편차가 커지고 있다. 우량 종목 예측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10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올해 유망 종목(최선호주·톱픽)을 들어봤다.
이 중 미래에셋증권은 업종까지는 전망할 수 있지만 유망 종목을 선정하는 것은 어렵다고 전해왔다.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는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36조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스마트폰의 시장점유율이 더욱 확대, 중장기적으로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주요국의 금융완화 정책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미국의 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경기민감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추천종목을 밝히지 않은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는 글로벌 경쟁력과 안정적인 이익 모멘텀 지속을 이유로 IT를 유망업종으로 선택했다. 올해에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종목에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LG전자도 6개 리서치센터가 톱픽으로 선정했다.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스마트폰 판매가 개선되면서 그동안 LG전자 실적의 발목을 잡아왔던 휴대폰 부문의 흑자 지속가능 여부에 대한 우려의 해소가 주가의 모멘텀으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LG디스플레와 SK하이닉스를 톱픽으로 선정한 리서치센터도 각각 5곳, 4곳이나 됐다.
다만, 원화 강세로 삼성전자의 주도 장세가 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는 환율하락이 올해 소비재(삼성전자 등 IT와 자동차 등) 업종의 성장을 멈추게 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의 차기 총리인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가 무제한적인 양적완화를 예고하고 있어 자동차 종목에 대한 실적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엔저를 예상하면서 올해 말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최고 90엔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점치고 있다. 이미 엔달러 환율은 84엔선을 넘어섰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엔화약세까지 겹치면 국내 완성차 업체의 가격경쟁력은 급격히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최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100엔당 원화 환율이 1% 하락할 경우, 자동차 수출액은 1.2%가량 감소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해외 판매 비중이 80%를 넘는 현대·기아차는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여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지배구조로 인한 우려는 어느 정도 덜었다는 증권업계의 평가도 나오고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누리당의 대선승리로 급한 변화보다는 완만한 변화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며 “현대, 기아차가 기존 순환출자를 유지, 주가의 변동성 축소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이 4번 증권사별 톱픽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LG화학에 대해 그간 석유화학 업황에 대한 우려가 과했다면서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CJ제일제당이 2번, 오리온과 빙그레, 락앤락 등도 중국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주로 각각 1번씩 유망주로 추천을 받았다. 중국 중산층 인구의 급증으로 인한 여행객 수요의 증가로 호텔신라도 1번 톱픽으로 선정됐다.
이밖에 해외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힘입어 NHN이 리서치센터 4곳의 톱픽으로 기재됐다. 위닝일레븐 온라인 등 신규 대작 게임들의 출시로 웹보드게임의 부진도 만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올해 NHN의 모바일 수익 성장세가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라인의 해외 시장 진출 확대로 플랫폼으로서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고 온라인 거래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개발이 본격화 되고 있는 셰일가스에 힘입어 한국가스공사도 톱픽 종목으로 2번 선정됐다.
한편, 삼성증권은 올해에 위험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수익에서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별 압축된 대형주로는 포트폴리오의 골격을, 중소형주로는 근육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