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부활 계획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아베 총리는 8일(현지시간) 경제회복을 위한 민·관 합동 경제사령탑인 일본경제재생본부 첫 회의를 주관해 각종 경제대책과 개혁방안을 논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단기적으로 인프라와 재생에너지 분야 투자 확대, 장기적으로는 세제개혁과 의료복지 분야의 규제완화 등으로 경제회복을 꾀하고 있으나 아베 총리가 처한 현실은 만만치 않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경제개혁을 실행하려면 매우 다양한 부문에서 법과 규정의 변화가 일어나야 하며 각종 이익집단의 반발도 잇따를 전망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아베도 지난 2006~2007년 총리 1기 시절 개혁을 추진했으나 부분적인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다.
당시 경제장관으로서 개혁을 추진했던 오타 히로코는 “아베의 정책에 대한 저항은 매우 강할 것”이라며 “특히 보건과 간병 등 거의 전 영역에서 강력한 로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베 총리가 의사와 농민 같은 지지기반을 잃을까 두려워 올 여름 참의원(상원) 선거 전까지 별다른 행동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재계에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가 일본의 국가경쟁력을 높일 좋은 기회로 보고 있으나 농민들은 농산물 가격 하락으로 일본의 식량 자급자족 계획이 흔들릴 수 있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관료주의도 아베 총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세계은행(WB)의 집계에 따르면 일본에서 창업 승인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23일로 미국의 6일, 독일의 15일보다 훨씬 길다.
노동시장의 경직성도 문제다. 도쿄국제기독교대학의 요시로 나오히로 노동문제 전문가는 “일본은 기본적으로 해고가 어렵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이익이 급감해도 비생산적이거나 인건비가 비싼 인력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령화로 근로가능인구가 줄어드는 것도 일본 경제의 장기적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WSJ는 전했다.
일본은 세계 어느 국가보다 고령화가 빠르나 이민자에 대해 배타적이기 때문에 좀처럼 이 문제를 극복하기 어렵다.
아베 총리가 근로가능인구 감소를 해결하려면 여성이나 고령자들의 취직을 장려해야 할 것이라고 WSJ는 권했다.
낮은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도 일본 경제회복을 이끌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일본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41.60달러로 OECD 평균인 45.60달러에도 못 미친다. 반면 미국의 노동생산성은 60.20달러에 달하고 있다.
일본의 까다롭고 많은 규제가 생산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