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과 금연 열풍에 상대적으로 비싼 외국산 담배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해를 거듭할수록 담배 소비가 하향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2700원짜리 담배와 비교해 20% 가량 저렴한 디스 플러스 등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불황’과 ‘금연’으로 담배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담배 유통량의 절반 가량이 판매되는 편의점 담배 매출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지난해 미니스톱의 담배 매출이 전년과 비교해 7.6% 감소하며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고, 세븐일레븐 4.3%, GS25 2.2%, CU 0.5%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편의점업계 1위 CU에서는 2010년 1.3%, 2011년 0.1% 성장세를 보인 담배 매출이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했다.
GS25의 담배 매출은 2010년 -2.9%, 2011년 -3.2%, 미니스톱은 2010년 -5.3%, 2011년 -5.1% 등으로 해마다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대형마트 역시 이마트 -5.7%, 롯데마트 -16.7%로 하락세를 비켜가지 못했다.
담배 매출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 중 하나는 국내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외국산 담배 때문이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는 외국산 담배 매출이 전년보다 11.3% 떨어졌지만 국산 담배 매출은 2.6% 올랐다. 외국산 담배 매출 비중은 전체의 51.4%로 전년(55.6%)보다 4.2% 포인트 줄었다. 국산은 48.6%로 전년(44.4%)보다 4.2% 포인트 늘었다.
업계에서는 담배시장의 이같은 변화가 매해 계속되는 불황으로 담뱃값을 아끼려는 소비자들이 증가했고, 외국산 담뱃값이 인상되면서 국내산 제품으로 갈아타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한 전반적인 담배 매출 감소는 공공장소와 길거리 흡연 규제 강화와 기업의 금연 캠페인 전개 등으로 금연문화가 확산된 것이 주요한 원인이다.
외국산 담배의 가격인상은 상대적으로 가격인 싼 제품들의 소비가 늘어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세븐일레븐 2011년 담배판매량 전체 순위에서 5위를 기록했던 2100원짜리 디스 플러스가 5위에서 3위로 두 계단 뛰어올랐다.
반면 가장 먼저 가격을 올린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FAT)의 던힐이 1위 자리를 내주며 한 계단 내려갔고, 그 자리를 필립 모리스(PM)의 팔리아멘트 라이트가 차지했다.
한편 가격대별로는 2600원~3000원 짜리 담배는 10.3%, 3100원은 12.6% 각각 매출이 줄었다. 에쎄와 디스플러스 등이 포함돼 있는 2천500원 이하 담배는 매출이 1.6%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