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임금상승 압박으로 글로벌 기업의 동남아시아 투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지난해 4분기 외국인직접투자(FDI)가 59억 달러(약 6조26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 분기 FDI는 전년 동기 대비 22.9% 급증하며 2분기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WSJ는 전했다.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의 차팁 바스리 청장은 “유럽과 미국의 경기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아 투자자들이 인도네시아로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지난해 전체 FDI는 228억 달러로 전년보다 26.7% 늘었다. 내국인 투자를 포함한 전체 투자 규모는 323억 달러로 전년 대비 24.6% 증가했다고 투자조정청은 밝혔다.
나라별로는 싱가포르가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가장 많이 투자했으며 일본·한국·미국 등이 나란히 뒤를 이었다고 투자조정청은 전했다.
무디스가 지난해 초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14년 만에 신용등급을 투자적격등급인 ‘Baa3’로 상향 조정하는 등 인도네시아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타타자동차와 혼다, 닛산 등 자동차업체는 중산층의 부상에 따른 인도네시아 내수시장의 발전을 기대하고 현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투자조정청은 올해 인도네시아 FDI 증가율이 23.3%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의 고질적 문제인 부패와 인프라 부족 등을 해결하면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슈아 파르데데 BNI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부패와 열악한 인프라가 현재 투자의 두 가지 큰 걸림돌”이라며 “특히 인프라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의 공장’이라던 중국에 대한 FDI는 지난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중국의 지난해 FDI는 1117억2000만 달러(약 118조원)로 전년 대비 3.7%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