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청와대·내각인사, '대탕평'은 없었다

입력 2013-02-2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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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명 분석...관료ㆍ수도권ㆍ남성 일색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9일 6명의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발표하면서 새 정부의 초대 내각과 청와대 주요 인선을 마무리지었다. 출범을 엿새 앞두고서야 진용을 갖추게 된 박근혜 정부 1기 인사 30명의 평균 나이는 59.3세로 경기고와 서울대·성균관대를 나온 고시·관료 출신이 주류를 이뤘다. 박근혜 대선 캠프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신들이 대거 진출한 것도 특징이다. 학교 등 출신이 같은 선후배가 함께 입성한 점도 눈에 띈다.

하지만 직업과 성별, 특히 지역에 있어 관료·수도권·남성 편중이 심해 박 당선인이 강조해온 대탕평 인사 원칙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 인수위· 대선 캠프 인사 대거 입성 = 새 정부의 청와대 핵심 참모진과 각료 후보자 30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6명이 인수위 혹은 대선캠프 출신이다. 특히 청와대 3실장 9수석비서관 가운데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이정현 정무수석 내정자 등 3분의 2인 8명이 이 두 곳에 몸 담았다. 내각에서도 윤병세 외교장관·진영 복지장관 등 6명이 국가미래연구원·행추위 등 대선캠프와 인수위에서 연이어 활동했다.

한번 호흡을 맞춰본 인사들을 대거 등용함으로써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새 정부의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이끌겠다는 박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비서실에 측근을 배치해 강력한 친정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인선자 30명의 평균 나이는 59.3세로 고령인 편이었다. 60대가 13명, 50대가 16명, 40대가 1명이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10명)가 가장 많고 그 다음 성균관대 출신이 7명으로 크게 약진했다. 고등학교는 경기고(7명), 서울고(5명) 등 1960~1970년대 명문고 출신이 많았다.

직업별로는 고시에 합격한 엘리트 관료들이 상당수 발탁돼 전문성과 안정성에 무게를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참모진 12명 중 허태열·조원동·모철민(행정고시), 주철기(외무고시), 곽상도(사법고시) 등 5명이 고시 출신이다. 내각은 정 총리 후보자를 포함해 18명 중 11명이 고시 출신이다.

◇특정 출신·배경 편중 심화… 대탕평 인사 미흡? = 출생 지역의 경우 수도권이 12명으로 가장 많다. 영남이 8명으로 그 다음이다. 특히 새 정부의 ‘빅2’인 국무총리와 비서실장은 모두 영남 출신으로 채워졌다. 호남 출신은 장관이 2명에 그쳤으나, 이정현 정무 내정자 등 청와대 비서진에 3명을 발탁하면서 총 5명이 돼 지역 안배에 신경을 썼다는 평가다. 여성은 장관 후보자 2명이 포함됐다.

내각이나 청와대 인사 상당수가 특정 고교·대학, 직업 출신들로 채워지다 보니 선후배가 나란히 입성한 경우도 적잖아 국정운영의 견제와 균형이 무너져 특정 세력이 전횡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내각의 수장인 정홍원 총리 후보자와 청와대 참모진을 이끄는 허태열 비서실장 내정자는 PK(부산·경남) 출신으로 경남중과 성균관대 법학과 동문이다. 서울고와 경기고 출신을 제외하더라도 허 내정자와 박흥렬 경호실장 내정자는 부산고, 이남기 내정자와 이정현 내정자는 광주 살레시오고 선후배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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