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지난해 10월 국내 은행권 최초로 미얀마 양곤 시 사쿠라 타워에 사무소를 열었다. 미얀마는 현재 외국계 은행에 대해 사무소 형태의 진출만 허용하고 있다. 2014년 이후 외국 은행의 지점과 현지법인 설립이 허가되면 우리은행은 양곤사무소를 지점이나 현지법인으로 전환해 본격적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미얀마는 베트남과 함께 향후 인도차이나반도 경제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두 마리 용이다. 우리은행은 특히 미얀마가 중국과 인도차이나반도, 인디아로 이어지는 길목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은행이 미얀마 현지에 사무소를 신청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아시아 톱10’ 글로벌 뱅크를 지향하는 우리은행은 앞서 성장성 높은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 주력했다. 현지법인인 인도네시아우리은행(BWI)은 한국계 은행 중 가장 수익을 많이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1400만~1700만 달러씩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대출은 전년 대비 34%, 자산은 9% 각각 늘었다.
지난해 6월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해 현재 인도네시아 및 국내 감독당국으로부터의 승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승인이 나면 공격적 영업 전개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최상학 인도네시아우리은행장은 “현지 대형 은행과 경쟁하려면 철저한 현지화가 필수이기 때문에 100여 지점에 1600명을 고용하고 있는 중형급인 사우다라은행 인수에 나섰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올해 핵심 전략은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충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동남아시아를 선점해 해외시장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올 한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의 참여 수준을 더욱 확대해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외에 인도네시아 국가와 기업, 개인을 상대로 영업을 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의 해외진출의 가장 큰 특징은 신흥시장 개척이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다.
중국은 이미 15개의 현지영업망을 구축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이어 쌍트페테르부르크에 영업점을 개설했다. 인도 역시 신흥 공업지역인 첸나이에 거점을 뒀다. 올초에는 남미대륙 진출의 교두보인 브라질에 법인을 설립했다. 지난 2009년 상파울루 사무소로 처음 진출한 이후 현지법인 전환 절차를 거쳐 자본금 약 2300만 달러, 18명의 직원(본국 직원 3명 포함)으로 브라질에 은행을 설립한 것. 이에 따라 6번째 해외법인이자 브릭스 모든 국가에 해외 영업망을 구축하게 됐다.
이순우 은행장은 “우리은행은 브라질에 진출한 국내기업뿐 아니라 현지화 전략으로 상파울루 시민 및 브라질 현지 기업들과 함께 성장할 것”이라며 “양국의 교류증진과 브라질 은행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도 글로벌 행보는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1월 인도네시아 루꼬유니온 출장소가 개설되면서 올해 해외진출의 물꼬를 텄다. 상반기 중 중국의 웨이하이 분행과 상하이·톈진·다롄에 각각 지행 3개를 설립할 예정이다. 러시아 법인의 자(子) 지점도 하반기 개설을 앞두고 있다.
호주 시드니에도 상반기 중 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이 밖에 하반기 중 일본 오사카 지점 개설과 함께 방글라데시의 모티질·우타라·나라얀간지에 각각 출장소를 개설, 다카 지점의 자체 네트워크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역별 위험요인을 고려한 차별화된 진출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초기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우선 진출 국가를 선정하고, 수익성·성장성과 더불어 우리은행의 시장이해도가 높은 지역 위주로 진출을 검토하되, 진출 시기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결정한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미국·영국·홍콩 등 선진 시장과 동남아·브릭스 국가 등 이머징 마켓에 대한 차별화된 영업전략을 수립, 각 지역에 맞는 영업방식으로 범위를 넓혀 간다는 계획”이라며 “신규 진출을 앞두고 있는 곳에는 현지법인 설립과 현지 금융회사와의 인수·합병(M&A) 등 진출형태를 다양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