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있어서 캐디는 선수를 보조해주는 조력자 그 이상의 역할을 한다. 캐디들은 말 그대로 ‘일당백’이다. 선수에게 상황에 맞는 클럽을 내어주고, 캐디백을 운반하고, 필드에서 선수의 먹을거리, 다른 선수와의 신경전에도 전면으로 나서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여기에 벙커 정리, 클럽과 볼 손질, 페어웨이 디보트 메우기 등 경기 중에 제일 분주하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대회전 미리 경기 코스를 내 집처럼 꿰뚫고 있어야 한다.
심리상태에 의해 무너질 수 있는 선수의 마음을 다잡는 것도 캐디의 몫이다. 김하늘(25·KT), 양수진(22·정관장), 김자영(22·LG) 등은 그들의 캐디와 플레이 중에는 경기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로 분위기를 전환하곤 한다. 이들은 입담이 좋은 캐디들의 덕을 톡톡히 봐 우승까지 일궈낸 선수들이다.
선수가 원하는 게 뭔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 주로 부모를 포함한 가족들이 골프백을 많이 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문 캐디가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현재 국내 여자골프의 경우 약 15명 정도의 전문 캐디가 활동 중이다.
지난 21일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양수진을 우승으로 이끈 송영군 캐디는 “캐디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에게 믿음을 심어주는 일이다. 무조건 선수 편에서 선수를 신뢰해야 한다”며 “선수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해 힘을 북돋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과연 캐디의 수입은 얼마나 될까?
캐디는 기본적으로 연간 단위로 계약을 한 뒤 수입은 선수의 성적과 비례해 인센티브를 받는 식으로 수입을 올린다. 평균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계약을 하는데 한개 대회 당 숙식, 교통비를 포함해 평균 100만원 정도를 받는다.
PGA와 LPGA 투어의 경우 캐디들은 예선만 통과해도 상금의 5%의 보너스가 지급된다. ‘톱10’에 속할 경우 7%, 우승은 10%를 받는다. KLPGA는 ‘톱10’에 들 경우에 한해 3%, 5%, 7% 등 차등을 둬 보너스를 탄다.
송영군 캐디는 “전문 캐디를 하려는 사람은 점점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이들은 해외 캐디들에 비해 직업 정신이 많이 부족하다. 꾸준하게 자기계발을 해 선수를 조력하고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데도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