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추행 혐의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윤창중 청와대 전 대변인 사건을 보고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바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다.
두 사람의 닮은 점은 모두 성추문 사건으로 나락으로 떨어졌다는 것. 윤 전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하던 중 전격 경질됐고,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역시 2년 전 IMF 총재직을 사퇴했다.
그러나 스트로스칸 전 총재는 성추문 발생 직후 현지에서 체포돼 미국 당국의 수사를 받은 반면, 윤 전 대변인은 기민하게 미국을 빠져 나왔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현재까지 언론 보도로 알려진 내용으로 볼 때 공무출장 기간에 일탈행위를 벌인 이들 두 유력 인사의 유사점을 찾는다면 '여성'과 '호텔'이란 점을 들 수 있다.
스트로스 칸 전 총재는 뉴욕 출장 후 맨해튼 소피텔호텔 여종업원과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고, 윤 전 대변인은 호텔 바에서 자신의 업무를 지원하던 20대 인턴 여성과 신체적 접촉을 한 뒤 다음날 새벽 이 여성을 자신의 호텔로 불렀던 것으로 전해진다.
성추문 의혹이 불거진 뒤 내놓은 두 사람의 변명에서도 '샤워'라는 단어가 공통으로 등장한다.
스트로스 칸은 샤워를 한 직후 객실을 청소하는 호텔 여종업원을 보고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고, 윤 전 대변인도 인턴여성이 새벽에 자신의 부름을 받고 호텔 방에 들어왔을 때 샤워를 마치고 나와 속옷 차림이었다고 청와대 조사에서 해명했다.
뒤늦게 사안의 급박성을 깨달았는지 소지품을 챙기지 못한 채 부랴부랴 공항으로 향한 점도 문제가 발생한 직후 두 사람이 보인 행동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다.
스트로스 칸은 호텔 여종업원이 강력히 저항하자 휴대전화까지 놓아둔 채 공항으로 향했고, 윤 전 대변인도 소지품을 그대로 나두고 곧바로 귀국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결정적 차이점은 한 명은 현지 공항에서 체포됐고 다른 한 명은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스트로스 칸은 호텔 측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의해 이륙을 불과 10분 앞둔 비행기 안에서 붙잡힌 반면, 윤 전 대변인은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은 채 워싱턴 인근 댈러스국제공항에서 한국행 여객기에 몸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