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내달 15일 13주년을 맞는 6·15공동선언 행사를 남북이 함께 개최하자고 제안해왔다. 최룡해 북한 특사가 중국을 방문한 가운데 북한이 공동행사까지 전격 제안함에 따라 경색 국면의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6·15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남측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전날 6·15공동선언 실천 북측위원회(북측위)로부터 ‘6·15공동선언 발표 13돌 민족공동 통일행사를 개성 또는 금강산에서 진행하자’는 제의를 받았다”고 밝히고 받은 팩스를 공개했다.
북측위는 남측위에 보낸 팩스에서 “북남관계를 원상회복하고 자주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가는 유일한 출로는 (6·15)공동선언 이행에 있다”며 공동행사를 제안했다.
정현곤 남측위 공동집행위원장은 “북측이 개성을 행사 장소 가운데 하나로 제안한 것은 개성공단을 살리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표명한 것”이라며 “행사가 이뤄지려면 끊긴 군 통신선을 회복해야 하는 등 남북 당국 사이에 협의할 것이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방향에서 정부가 협조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남북당국간 대화가 단절된 상황에서 공식라인이 아닌 민간차원의 제의로 행사가 열린다는 점에서 다소 신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통일부는 당국자는 이날 “어제 오후 6·15공동선언 실천 북측위가 남측위에 팩스를 보내 행사 공동개최 제안을 한 것을 확인하고 내부적으로 협의 중에 있다”면서 “현재의 남북관계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이 발생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그동안 이뤄진 공동행사의 성격이나 파급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정부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6·15공동행사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듬해부터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까지 매년 금강산에서 열렸다. 하지만 2008년 7월 금강산관광객 피격 사건 등으로 인해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2009년부터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