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뒤집힌 ‘용산춘몽’

입력 2013-06-2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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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조 ‘드림허브’ 청산… ‘깨져버린 꿈’은 누구의 책임인가

▲총 사업비의 3.77%에 불과한 1조원으로 진행하려던 이 사업은 애초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사업에 관여한 서울시와 코레일, 드림허브 중 한순간에 뒤집힌 프로젝트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그린 미래는 한순간에 날아가버렸다.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은 실패작이 됐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서울 한강로 3가 일대 용산철도정비창 부지(44만2000㎡)와 서부이촌동(12만4000㎡)을 합친 56만6000㎡ 부지에 국제업무 기능을 갖춘 대규모 복합단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 총사업비 31조원 규모.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공공·민간 합동 개발사업이 뒤집혀 청산절차를 밟고 있다. 서울 용산의 노른자위 땅엔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부동산 거래는 뚝 끊겼다. 부동산뿐 아니라 제대로 영업이 되는 가게가 없다. 월세도 못내는 점포들은 전기세를 아끼려 불도 꺼놓고 영업을 한다.

2007년부터 사업구역에 포함돼 6년 동안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한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부동산 거래는 뚝 끊겨 경매 물건만 나오고 손님이 줄어든 가게와 상가는 문을 닫고 있다. 230개에 이르던 점포는 현재 150여개만 남아있으며 그마저도 집세를 못내고 있는 가게가 여러 곳이다.

서부이촌동 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서 자신들은 제외돼야 한다고 하소연한다. 조용히 삶을 꾸려가던 이곳 사람들은 ‘개발 찬성’과 ‘개발 반대’로 갈등하고 있다. 잘못된 정책으로 주민들이 증오를 품게 된 것이다.

▲토양 정화사업이 중단됐다. 전체 면적의 10% 정도 마무리됐고 나머지는 잡초가 자라고 땅은 말라 비틀어졌다. 서울 용산 노른자위의 땅은 그냥 그렇게 썩어가고 있다.

이 사업에 관여된 서울시와 코레일, 그리고 총사업비의 3.77%에 불과한 1조원으로 사업을 진행하려 했던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 누군가는 달콤한 꿈에서 깨어났고 누군가의 욕심은 한순간의 꿈이 돼버렸다. 그리고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서부이촌동 골목 곳곳에 현수막이 걸려 있다. 개발 ‘찬성’ 과 ‘반대’. 이곳에 사는 주민들은 조용히 살고 싶었을 뿐이지만 몇 년 동안 마음고생으로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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