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지주회사 체제 출범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대한항공은 28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 5층 대강당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분할 계획서를 승인했다. 이에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분할과정을 거쳐 지주회사 체제로 변경, 제2의 전환기를 맞이하게 됐다.
이번 분할계획 승인에 따라 대한항공은 지주회사 한진칼과 대한항공으로 나눠진다. 분할 비율은 순 자산 기준으로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2(0.1946)대 8(0.8054) 비율이다.
향후 한진칼은 투자사업을 총괄하는 지주회사 역할을 비롯해 임대업, 브랜드, 상표권 등 지적재산권의 관리업무도 담당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기존과 같이 항공우주사업, 기내식ㆍ기내판매사업 등 항공사업부문 등을 담당하게 된다.
한진칼 대표이사로는 석태수 한진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대한항공 미주지역 본부장을 거쳐 한진을 맡은 석 대표이사는 업계 대표 물류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한진 대표이사직과 겸임하게 된다.
대한항공이 투자 사업 분할로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순환출자 구조가 해소돼 지배 구조 투명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진그룹은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이 한진관광투자를 흡수·합병하기로 승인의결하면서 순환출자 고리의 첫 단추를 풀며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신호탄을 쐈다. 해당 합병에 따라 한진그룹 순환출자 구조는 ‘한진→대한항공→한진관광→정석기업→한진’에서 ‘한진→대한항공→정석기업→한진’으로 한 단계 줄어들었다. 또 한진칼이 추가되고 정석기업과 한진이 합병되면 한진 합병사→한진칼→대한항공의 구조를 갖추게 된다.
일각에서는 분할에 따른 우려감도 제기됐다. 이날 임시주총에 참여한 주주들은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자본과 부채 비율이 똑같이 승계되지 않았다”, “지주회사가 안정적으로 출범하려면 부채 비율을 낮춰야 한다”, “회사 분할에 따라 대한항공 주주의 주식수는 감소하게 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한진칼 부채 비율은 67%로 국내 지주회사들의 평균 부채 비율(45%)보다 높다”며 “지주회사가 안정돼야 자회사들의 대외 신인도 등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지주회사에 안정성을 주기 위한 것이며 주주들의 지분율, 권리 등은 분할 이후에도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대외 환경 악화로 경영 환경이 좋지 않으므로 지주회사를 통해 지배구조 투명성과 경영 안정성을 꾀하는 데에 힘을 실어줬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분할이 확정된 한진칼은 오는 8월 1일부로 출범할 예정이며 한국거래소의 심사를 거쳐 재상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