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가계부채 상황과 관련해 향후 경기여건이 악화될 경우 취약계층의 부채비중이 높은 제2금융권의 부실화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획재정부가 평가했다.
기재부는 3일 가계부채 청문회에 앞서 국회에 제출한 ‘가계부채 현황 보고’ 자료에서 “전반적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시스템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지만 취약계층과 제2금융권 등 일부 위험요인이 존재한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신용은 961조6000억원으로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잔액이 줄었지만 제2금융권이 전체 가계대출 가운데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말 29.9% △2009년말 32.2% △2011년 34.3% △올해 3월 34.3%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경기여건 악화시 취약계층의 여신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2금융권의 부실화로 이어질 수도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 3월 기준 제2금융권 대출 비중을 보면 소득분위로 1분위가 30.4%로 가장 많았고 상용근로자보다는 자영업자(20.4%)가 많았으며 연령별로도 60대 이상(20.6%)이 많았다.
아울러 기재부는 거시경제적인 측면에서 가계부채 부담이 경기회복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기존에 누적된 가계부채에 대한 원리금상환 부담이 늘면서 민간소비 여력이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이런 영향이 저소득층에서 더욱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기재부는 현재의 가계부채 상황에 대해 “과거 외환위기나 카드사태,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 등과 비교시 현재의 가계부채는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며 낙관적으로 봤다.
카드사태와 외환위기 당시 가계부채 증가율이 연평균 20%대였던 반면 현재의 증가속도는 과거와 다르다는 것이다. 또 연체율이나 금융채무불이행자 규모도 비교적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직전보다 안정적인 상황이어서 금융위기나 사회문제로 전이될 가능성이 낮다는 게 기재부의 판단이다.
가계의 상환능력 측면에서도 기재부는 “고소득층과 고신용층이 대부분(전체대출의 71%) 부채를 보유해 전반적인 가계부채 상환능력이 양호하다”며 “금융부채보다 금융자산이 안정적으로 2배 이상 많고 총자산 대비 총부채 비율도 주요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재부는 앞으로의 정책방향에 대해 “총량관리 등 가계부채 연착륙을 지속하는 가운데 창조경제 실현, 일자리 창출 등 채무상환능력 제고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