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이어 최근 은평뉴타운 알파로스 개발사업마저 백지화 되면서 국내에 진행중인 공모형프로젝트파이낸싱(이하 공모형PF)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대한건설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추진 중인 공모형PF 개발사업은 27곳으로 사업비만 77조2411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최초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 중인 곳은 7곳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사업이 무산되거나 발주처와 협의, 사업계획 변경 등 손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모형PF 사업은 공공기관이 보유한 토지에 민간 출자사들이 투자해 개발하는 방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국내 부동산 경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부동산 장기 침체에 따른 수익성 불투명과 함께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대다수의 사업이 좌초위기에 놓여 있다.
1조3000억원 규모의 알파로스PF 사업은 시행사의 토지대금 미납으로 지난 1일 전면 백지화됐다. 발주처인 SH공사는 만기가 돌아온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1490억원을 상환하고 토지매매계약을 해제했다.
앞서 건국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렸던 31조원 규모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경우 추가 자금조달 방안을 둘러싸고 코레일과 민간 출자사들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사업을 접었다. 또 광교 에콘힐PF 사업도 토지대금을 완납하지 못해 무산됐다.
이처럼 공모형 PF사업이 잇달아 실패하면서 현재 추진 중인 공모형PF 사업장에도 ‘좌초’라는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실제 서울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랜드마크 건립 사업’은 계약해지 상태로 남아 있다. 시행사인 서울라이트타워가 토지대금을 내지 못하고 사업자인 대우건설컨소시엄마저 사업을 포기했다.
총 사업비 6조2000억원에 달하는 청라 국제업무타운 사업도 좌초 직전이다. 외국 자본을 유치, 국제업무지구를 조성킨다는 계획이었지만 사업 착수 이후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2009년부터 사업이 올스톱됐다. 현재 토지주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사업협약을 해지한 상태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지난해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가 PF사업 조정에 직접 나섰지만 성과는 기대 이하였다. 1년여간 2차례의 사업조정 협의를 통해 1차 5건, 2차 2건의 사업만을 정리하는데 그쳤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인한 수익성 저하와 사업구조 변경의 어려움 때문에 공모형 PF가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워낙 경기에 민감한 시장이라 현재 분위기로는 사업계획 변경을 통해 정상화를 이뤄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이들 사업이 언제 다시 살아날 지 미지수”라고 어두운 전망을 했다.
PF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민간 출자사들의 의지와 토지를 제공하는 발주처와의 중재가 필요하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국토부 관계자는 “PF사업의 연이는 실패를 차단하기 위해서 민간 출자사들과 발주처의 조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재 시장분위기를 파악해 이윤추구 극대화라는 생각보다는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