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보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16일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3년부터 2012년까지 20년 동안 국세청이 소관 세수를 다 걷지 못한 해는 4번뿐이었다.
세수결손액은 2004년 3조54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1997년 2조2800억원, 1993년 6600억원, 2012년 5300억원 등이었다. 다만 징수목표액 대비 결손액 비율을 따졌을 땐 1997년이 3.5%로 가장 높았고 2004년엔 3.1%, 1993년 1.8%, 2012년 0.3%를 각각 기록했다.
국세청의 올해 목표액은 당초 204조원에서 추가경정예산을 거쳐 199조원으로 조정됐지만, 세수결손액이 10조원만 돼도 최근 20년을 통틀어 규모로나 비율로나 최악의 경우가 되는 셈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2004년은 카드대란, 1997년은 IMF 영향으로 세수가 덜 걷혔다”면서 “경제적으로 큰 사건이 없는데도 작년과 올해에 세수가 부족한 건 경기침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는 세수진도율로 따져도 최근 5년 중 최하위 기록을 보이고 있다.
국세청의 세수실적은 5월 말 기준 82조1262억원으로, 세수진도율은 41.3%에 그쳤다. 지난해 47.4%는 물론 2011년 48.1%, 2010년 46.4%, 2009년 45.8%, 2008년 51.8%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상황이 이렇자 국세청도 세수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경기위축 우려 속에도 대기업과 대자산가 등을 상대로 전방위적 세무조사를 벌이는 동시에 세금 불성실신고자에 대한 사후 검증 강화 의지를 연일 천명하고 있다.
다만 국세청의 노력만으로 세수부족분을 모두 메울 수 있는 상황은 지나버린 만큼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기재위 한 의원은 “국세청이 욕 먹을 각오하고 세무조사도 더 하고 있지만 경기가 안 좋아 세금이 안 걷히는 걸 어쩌겠나”라면서 “세출조정하고 내년도 예산을 잘 짜는 등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