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대통령 시대를 맞아 금융권에 여풍이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증권업계는 역풍이 불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여성 임원 1호 타이틀을 달았던 박미경 한화투자증권 PB전략팀 팀장(상무급)이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상무는 임일수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와 같은 한국투신 출신으로 1978년 입사해 지점장과 전략홍보실장, PB본부장을 거쳤다.
박 상무는 2006년 당시 증권업계 최초의 여성 임원으로 발탁됐고 2011년 한화투자증권으로 둥지를 옮겨 마케팅업무와 PB전략을 담당했다. 올 초 한화투자증권이 야심차게 론칭한 PB자산관리서비스 브랜드‘엘리저’도 박 상무가 총괄을 맡아왔다.
한화투자증권측은“박 상무가 7월 말로 개인적 사정으로 사의를 표명하고 퇴사했다”고 말했다.
오세임 우리투자증권 오퍼레이션테크 놀로지 상무도 최근 김원규 신임 대표 취임후 단행된 임원 인사에서 재신임을 받지 못했다. 오 전 상무는 바클레이즈은행, 한국씨티은행, 골드만삭스 등을 거친 대표적인 증권가 우먼파워로 분류된다. 2009년부터 우리투자증권에서 CIO를 맡아오며 새로운 상품전략과 금융환경 변화에 맞는 IT전략을 담당해왔다.
앞서 증권업계 유일한 여성 리서치 센터장이었던 이원선 전 토러스투자증권 센터장도 지난 6월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퀀트 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임원 타이틀은 반납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임기내 여성 부행장을 배출하겠다고 밝히는 등 은행권엔 여성인재 활용 정책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되고 있는데, 정작 자본시장의 꽃인 증권가에선 역행중인 모습이라 우려 된다”며 “10대 증권사중 이제 여성임원은 이제 1% 남짓인 상태” 라고 전했다.
실제 대신증권, 대우증권, 동양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국내 10대 증권사의 임원 400여 명 중 여성임원은 단 4명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