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침체된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한 공약으로 고용률 70%를 내세우고 노사정 대타협을 천명했지만 상반기 성과는 전무했다. 대타협을 통해 고용을 진작시키고 생산성도 높여 내수 활성화를 꾀한다고 했지만 노사 갈등을 비롯한 현안은 제자리걸음이다. 노사 간의 양보 없는 대립도 문제였지만 중심을 잡지 못한 정부가 불신만 안겨준 셈이다.
이 같은 노사정 갈등을 놓고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노동계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참여 대상자 간 지속적인 대화보다는 당장의 이익과 현상 유지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노사정위는 지난달 노동계 외에 청년·여성과 중소·중견기업 등의 대표를 추가하는 확대 개편안을 발표, 논란이 됐다. 노동계의 비중을 축소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1999년 탈퇴 이후 줄곧 참가를 거부해 온 민주노총의 참여 여부와 관련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지난 7일 신승철 민주노총 신임 위원장은 “노사정 대화에 참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정부나 노사정위가 정식으로 들어오라고 제의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강경파인 민주노총의 참여보다는 현상유지를 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동부 역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노동부는 지난 5월 30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경영자총협회와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일자리 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당시 노동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민주노총을 참여시키는 데 실패한 데다 한국노총과는 당일 오전까지도 의견 조율에 차질을 빚는 등 진통을 겪어 어설픈 타협에 그쳤다. 때문에 이후 정책 집행에서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실제로 노동계는 며칠 뒤 발표된 ‘고용률 70% 로드맵’에 반발한 바 있다.
노동부는 쌍용차와 현대차 등 장기간 투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문제의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설립 신고서를 또다시 반려해 대타협 의지를 의심받고 있다. 전공노는 지난 2009년 12월부터 3차례에 걸쳐 설립신고서를 제출했으나 해직자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는 규약으로 반려돼 왔다.
노노(勞勞) 갈등을 비롯한 노동계의 내적 문제 역시 대통합을 막고 있다. 특히 노동계는 최근 새로운 갈등으로 떠오른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양보없는 투쟁으로 일관,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민주노총은 지난달까지 8개월 동안 지도부 공백 사태를 겪는 등 심각한 계파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