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최근 보유하고 있는 골프장 회원권 입회보증금 반환을 청구할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A씨는 지난 2008년 초 입회보증금 1억5000만원짜리 골프장 정회원권을 3억원에 사들였다. 그러나 현재 시세는 명목 입회보증금에도 못미치는 1억원 남짓으로 폭락한 상태다.
올해 반환의무기간이 돌아오는 골프장 입회금 규모가 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완전자본잠식에 따른 법정관리와 경매절차에 돌입한 골프장들이 늘어나면서 입회금 반환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본지가 국내 골프장업체의 재무제표를 전수 조사한 결과 지난 2011년 말 현재 171곳의 평균 부채비율은 51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부상 빚이 자본보다 5배가 많다는 것으로 10곳 중 3곳은 자본잠식상태에 빠져 있다. 또 빚이 자산보다 많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골프장도 50여곳에 이르는 실정이다.
문제는 장부상 자산이 남아 있지 않은 골프장들의 입회금 반환청구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법무법인 민우에 따르면 올해 반환기간이 돌아오는 골프회원권의 입회금 총액이 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경영악화와 회원권 시세 폭락 등에 따라 지난해부터 법무법인을 통한 골프장 입회금 반환소송 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회원제 B골프장은 회원들의 입회금 반환 청구에 따라 돌려준 현금이 지난 2011년 4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3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그나마 현금흐름표상 잡힌 금액으로 미상환금도 상당수다. 이에 따라 골프장의 매출채권이 입회금 반환청구에 따라 압류 또는 추심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C골프장의 경우에도 대규모 입회금 청구에 좌불안석이다. 지난해 말 경영악화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지난해 말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결손금만 320억원에 이른다. 연간 순손실도 80억원 내외로 매년 결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재무제표상으로는 회원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1000억원가량의 입회금을 담보해 줄 자산이 없는 셈이다.
법무법인 민우 정찬수 대표변호사는 “회원이 청구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입회금을 지연한 기간만큼 20%의 지연이자까지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