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을 위한 전월세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과거 주택공급 확대 위주의 전월세 대책과 달리 금융·세제·공급 지원책을 총망라했다.
대책은 주택 구입 문턱을 낮춰 전세수요를 매매로 유도, 전세난을 완화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 가운데 장기 주택모기지 상품 2종은 처음 도입되는 것으로 가장 눈에 띈다.
‘수익공유 모기지’의 경우 국민주택기금이 집값의 70%까지 연 1.5%의 금리로 최대 2억원까지 빌려주는 대신 나중에 집을 팔 때 시세차익의 일부를 돌려받는다. ‘손익공유 모기지’는 집값의 40%까지 연 1~2%의 금리로 대출하고, 주택구입자와 주택기금이 지분에 따라 매각손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연 3%대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를 대상으로 올해 안에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주택 3000가구에 대해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실적 등을 고려해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주택금융공사의 장기 고정금리 분할상환 방식의 주택 모기지 공급은 내년까지 24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교체수요 지원을 위해 1주택자가 대체주택을 취득할 때도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민간 매입임대사업자의 주택구입자금의 금리도 연 2.7~3%로 인하하고 대출한도도 최대 1억5000만원까지 확대하는 등 임대사업자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을 대폭 늘린다.
이번 대책에는 주택거래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대책으로 취득세 영구 인하 방안도 포함됐다.
취득세율은 현행 9억원 이하 1주택 2%, 9억원 초과·다주택자 4%에서 6억원 이하 1%, 6억~9억원 2%, 9억원 초과 3%로 인하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차등 부과도 폐지하기로 했다. 취득세 1%가 적용되는 6억원 이하 주택이 전체 주택 재고량의 94.3%여서 취득세율 인하가 실제 매매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예상이다.
여기에 취득세 한시 인하에 따라 거래 증감이 반복되는 ‘거래절벽’ 현상도 방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취득세 인하에 따른 지방세수 감소액은 전액 보전하되 구체적 보전방안은 중앙·지방 간 기능·재원 조정방안을 확정해 9월 중 별도로 발표하기로 했다.
월세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공제율을 현행 50%에서 60%로 확대하고 소득공제한도는 연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확대한다. ‘깡통전세’를 지원하기 위해 대한주택보증을 통해 임대인 대신 보증금을 상환하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상품도 신설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 중인 매입·전세임대 주택 3만3000가구는 올해 말까지 집중 공급하고, LH가 보유한 준공 후 미분양 2000가구도 전세 임대주택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 야당이 요구하는 전월세 상한제가 포함되지 않았고, 대책이 나온 시점이 다소 늦어 당장 9∼10월 가을 전세난 해소에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취득세 영구 인하 등 개정법안의 국회 통과 여부가 남아 정책 불확실성이 있는 데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약한 것도 얼어붙은 주택경기를 녹이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토부 도태호 주택토지실장은 “이번 대책에 모기지 등 선진 금융기법을 도입해 서민의 주택구입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이라며 “후반기 주택정책의 주안점을 서민·중산층 전월세 시장 안정에 두고 정책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