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해외증권투자 규모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큰폭의 증가세를 타나내고 있으나 여전히 주요 선진국에 비해 작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4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해외증권투자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1년까지 대체로 큰 변동이 없다가 2012년 하반기부터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말 기준 1300억달러 수준으로 올랐다. 다만 국제금융시장 불안 지속 등의 영향으로 이후 증가세는 주춤한 모양새다.
이 같은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 증가는 우리 경제의 내부 요인과 글로벌 금융순환 요인 등이 함께 작용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내부 요인으로는 경제성장률 둔화, 저금리 기조 등으로 국내 자산운용 여건이 악화된 반면 경상수지 흑자 지속으로 민간부문 외화자금이 풍부해지면서 해외자산에 대한 투자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금융순환 요인으로는 주요 선진국의 양적완화정책 시행으로 증가한 글로벌 유동성이 외국인 증권투자 등을 통해 국내로 유입되면서 민간의 외화자금이 더욱 증가해 해외증권투자 확대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밖에 주요 신흥국들이 상대적으로 빠른 경제성장과 자산가격 상승을 보이면서 우리나라와 동 국가들 간의 금리차 및 주식투자 기대수익률차가 확대된 점도 해외증권투자 증가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를 감안한 해외증권투자 규모는 여전히 주요 선진국에 비해 작은 수준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자국 주식투자 편중도를 2011년 말 기준으로 보면 한국 89%, 신흥국 평균 96%, 선진국 평균 63% 등이다.
한편 해외증권투자가 외환건전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과거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평가됐다.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주식투자 등 비외채성 외화자금 유입이 증가하고 선물환포지션제도 도입 등으로 외채증가 유발 가능성이 낮아진 데 주로 기인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