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다롄은 STX그룹의 위기를 부른 근원이자 그룹 경영 정상화를 위해 꼭 해결해야 할 계열사다. STX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STX다롄의 매각 문제가 시급하지만 중국 채권단과 국내 채권단의 기싸움이 만만치 않아 STX다롄 처리가 경영 정상화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STX다롄은 2007년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글로벌 생산기지 거점으로 선택한 해외 계열사다. 중국 정부는 외국계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을 할 때 중국 자본 51%, 외국 자본 49%로 지분율에 제한을 둔다. 그러나 STX다롄은 STX 자본 100%라는 파격적 조건으로 중국에 들어갔다. STX다롄은 STX그룹 한국법인이 STX그룹 중국 사업총괄 지주회사인 ‘STX중국조선투자유한공사’를 설립해 지분율 100%를 출자해 만든 회사다. STX다롄조선, STX다롄해양중공, STX다롄중공은 STX다롄투자유한공사가 100% 출자했으며, STX다롄투자유한공사는 STX중국조선투자유한공사가 100% 출자했다.
당시 STX그룹이 중국 다롄에 투자한 금액은 1조5000억원. 다롄조선소의 투자 자금이 부족하자 중국은행과 한국은행에서 자금 수혈을 받기도 했다. 중국은행은 STX다롄조선에 3500억원, STX다롄중공업에 2300억원, STX다롄엔진에 1700억원을 빌려줬다. 이들의 지급보증 계열사는 각각 STX조선, STX중공업, STX엔진이다.
대규모 해외 투자를 진행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불황이 지속되면서 해운업황은 장기 침체에 빠졌다. STX그룹이 지난해 재무구조 안정화 계획을 마련하면서 구조조정을 진행하자 채권단은 지난해 말 STX다롄이 2014년까지 약 1조원의 유동성이 부족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강 회장은 구조조정 대신 지난 1월 국내 계열사를 통해 STX다롄에 2300만 달러 규모의 증자를 결정했다.
STX조선해양을 비롯해 (주)STX, STX중공업, STX엔진, 포스텍 등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신청하고 그룹이 해체과정에 들어가자 STX다롄은 조업을 중단한 상태다. 현재 중국과 한국 근로자 2만여명은 6개월 동안 500억원의 임금을 받지 못했으며, 협력업체 미납대금은 1000억원에 달한다.
그룹 경영 정상화를 위해 STX다롄를 매각하느냐 아니면 지원하느냐 두 방안이 언급되고 있지만 상황은 간단치 않다. 국내 계열사를 살리는 데만 3조원이 넘는 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채권단이 STX다롄 지원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 측은 STX다롄 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국내 은행의 참여를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