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중진 의원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조찬 회동을 갖고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등으로 경색돼있는 현 정국에 대한 해법을 논의했다.
회동에는 이병석 박병석 여야 국회부의장과 함께 새누리당에서 남경필 정병국 김태환 의원 등이, 민주당에서는 김성곤 원혜영 유인태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여야 간 정치공방으로 예산안 심사가 지연돼 준예산 편성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이날 회동을 마련했다. 회동 후 중진 의원들은 논의 내용을 각 당 지도부에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꼬인 정국을 풀 해법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앞서 25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대치 정국을 해소하기 위한 대화 테이블에 앉았지만,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수사를 위한 특검 도입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빈손회동에 그쳤다. 이에 따라 대치 정국을 풀기위해선 ‘특검’ 을 의제로 올릴 지가 관건이 됐다.
회담은 김 대표가 정국정상화를 위한 만남을 제안했고, 황 대표가 이를 수용하면서 이뤄졌다. 김 대표는 국회 귀빈식당에서 배석자 없이 50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4인 협의체’를 구성해 특검과 특위를 동시에 운영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당내 의견을 물어 3, 4일 내로 답변을 주겠다”며 즉각적인 입장 표명을 피했다.
황 대표가 일단 당내 의견 수렴을 거쳐 답변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새누리당은 최경환 원내대표를 비롯해 친박 지도부 다수가 특검 논의 자체를 반대하는 분위기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특검을 전제로 하는 어떤 협의에도 응할 수 없다”며 “특검 불가는 당론”이라고 못박았다.
최 원내대표는 양당 대표회담이 열리기 전 의원총회에서도 “특검은 (야당이) 정쟁을 끝까지 끌고 가자는 의도가 보이는 사안”이라며 “대선 2라운드로 가자는 정략적 의도를 갖고 있기에 응할 수 없다”며 민주당의 특검 도입주장을 정략적 요구로 일축했다.
원내지도부가 특검을 전제로 한 논의 자체가 불가하다는 입장인 반면, 황 대표를 비롯해 일각에선 “논의는 해볼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내부에서 특검 도입 수용여부를 놓고 이견이 불거지면서 사실상 특검이 대통령의 의중 없이는 성사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