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파란 신입사원이 낸 아이디어가 덜컥 준우승을 차지할 줄은 아무도 몰랐어요. 정말 계급장 떼고 봐준 덕분이죠”
지난 9월 입사해 갓 부서배치를 받은 신입사원 박정열 씨는 아직도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그는 신입 교육 때 만난 6명의 동기와 팀을 결성, ‘u+뮤직에어’라는 서비스로 ‘U+ 사내 아이디어 오디션’ 에서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모두 제치고 준우승을 차지,단숨에 사내 스타로 떠올랐다.
LG유플러스는 2011년부터 매년 인턴직원부터 과장까지 임원급을 제외한 전국지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경연을 개최한다. 오디션은 부서, 전공, 지점 등 모든 것을 배제하고 오로지 아이디어만으로 승부한다.
u+뮤직에어는 무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다. 음악을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위치기반서비스(LBS)를 이용해 이용자와 가까운 업체의 광고를 송출해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그는 이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팀원간 긴밀한 협업 덕분이라고 말한다.
“저희는 아직 신입사원에 불과합니다. 전반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모르죠. 팀원들은 네트워크, 기업영업, 현장 마케팅 등 모두 다른 부서에 있었죠. 대학 전공도 제각각이었구요. 각자의 전문분야와 경험을 한 데 모으니 놀라운 화학작용이 일어나더라구요.”
이들은 u+뮤직에어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 어떻게 망정비 기술을 이용할지, 어떤 광고주가 어떤 광고를 필요로 할지, 사용자경험은 어떻게 최적화 할지, 기업은 어떤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을지 등 각자의 아이디어를 하나하나 모았다.
신입사원 특유의 신선함과 톡톡튀는 아이디어가 쏟아졌다.하지만 모든게 엉성하고 경험부족은 어쩔수 없었다.
“무엇가 조금씩 부족했어요. 기술력,디자인 하나하나 깊이 들어가다보니 저희 수준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이 있더라구요. 이때 이름도 모르던 타부서 선배들이 도움을 줬어요.”
박 사원은 의문점이 생길 때 마다 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부서를 찾고 선배들을 일일이 찾았다. 선배들이 바쁠 때는 이메일로 소통했다. 그는 아이디어 오디션의 가장 큰 장점을 부서간 칸막이를 없애고 논의하는 문화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안에 이렇게 다양하고 전문적인 부서들이 산재해 있는 지, 처음보는 분이 이정도로 많은 지 몰랐습니다. 평소에는 긴밀히 연관된 부서가 아니고는 이분들과 직접 눈을 보고 소통할 일이 잘 없죠. 그런데 일단 소통을 시작해보니, 이것이 얼마나 큰 시너지 효과를 내는지 깨달았죠”
사업성 하나 없이 신입사원들의 톡톡튀는 아이디어만으로 무장한 u+뮤직에어는 본선에서 차장,과장 등 베테랑 선배들의 아이디어와 치열한 경합 끝에 준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신입사업의 준우승 프로젝트는 곧바로 현업부서에 접목,실제 서비스 상용화로 이어진다.
박 사원은 아이디어 오디션을 통해 자신이 벤처기업가와 다름 없다는 사실을 느꼈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구조상 아이디어를 내는 창구를 마련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오디션을 통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허심탄회하게 내고, 어떤 색안경도 없이 평가받을 수 있는 덕분에 저희 팀원 한명 한명 모두, 빅런처가 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