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이하 쇼박스)는 오리온 그룹 계열 영화 엔터테인먼트사로 영화를 제작·투자·배급하면서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보유, 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NEW와 함께 4대 배급사로 불린다. 쇼박스의 성장 속도는 말 그대로 ‘초고속’이다.
지난 2002년 설립된 쇼박스는 ‘태극기 휘날리며(2004년)’, ‘웰컴 투 동막골(2005년)’, ‘괴물(2006년)’ 등을 통해 입지를 다졌다. 불과 2년 새 1000만 영화만 2편을 탄생시켰다. 2007년부터 한국영화 산업이 침체됨에 따라 잠시 주춤했지만 2012년 ‘도둑들’이 관객 1303만명을 동원하며 역대 최다 관객 신기록을 수립했다. 쇼박스의 부서 구성은 한국영화팀·해외팀·재경팀·인사팀·마케팅팀·배급팀·홍보팀으로 구성돼 있으며 총 35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올 한해 한국영화 관객이 2년 연속 1억명을 돌파하고, 한해 최다 관객 수 신기록까지 경신한 이때 쇼박스는 상반기 ‘은밀하게 위대하게(695만명)’의 예상치 못한 흥행으로 극장가 최대 이슈를 만들어 냈고, 하반기 ‘관상(913만명)’을 통해 한국영화 흥행을 주도했다.
설립 자본금 120억원으로 시작된 쇼박스는 현재 3분기까지 약 788억원(‘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동창생’ 미포함)의 매출을 달성, 지난해 같은 시기 710억원의 매출을 뛰어넘었다. 이 같은 기록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수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성과로 더욱 빛을 발한다.
올해 총 12편의 영화를 상영한 쇼박스는 39편의 영화를 상영한 CJ엔터테인먼트와 34편의 롯데엔터테인먼트, 20편의 NEW와 비교할 때 적은 수의 영화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 냈다는 평을 얻었다. 여기에는 영화 선별에 대한 쇼박스만의 철학이 담겨 있다.
쇼박스 정근욱 상무는 “쇼박스는 배급하는 영화 한편, 한편이 굉장히 중요하다. 1년 연간 실적보다 영화 한 편의 효과가 더 중요하다. 상대적으로 편수가 적기 때문에 한 편을 고를 때 굉장히 신중하고 정성스럽게 고르게 된다”고 밝혔다.
지난 7월 개봉한 영화 ‘미스터 고’의 흥행 실패는 오히려 쇼박스의 탄탄한 사업구조를 입증하는 결과를 낳았다. 총 제작비 220억원이 투입된 ‘미스터 고’의 참패를 두고 영화계 안팎에서는 쇼박스의 수익구조에 큰 손실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쇼박스는 오는 24일 영화 ‘용의자’의 개봉 후 얻게 될 수익을 고려하면 지난해보다 더 큰 성장을 이루게 됐다.
이에 정근욱 상무는 “‘미스터 고’를 통해 많이 배웠고, 더욱 단단해졌다. 대형 프로젝트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을 건실하게 낼 수 있었기 때문에 체력이 탄탄해졌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한국 영화계에 뿌리를 깊게 내린 쇼박스는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해외 타깃은 중국시장이다. 쇼박스는 ‘미스터 고’처럼 중국 화이브라더스와 손을 잡고 중국 합작영화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영화를 통해 보여준 도전의식을 바탕으로 오롯이 중국 관객에 초점을 맞춰 그들이 접하지 못했던 영화를 제공하는 것이 쇼박스의 목표이다. 나아가 한국영화 산업의 영향력을 발휘해 ‘한류’의 새로운 지도를 그린다는 방침이다.
하정우·강동원·이경영·이성민 주연의 사극 ‘군도: 민란의 시대’, 정우성·안성기·이범수·김인권·이시영·최진혁이 주연을 맡은 바둑영화 ‘신의 한 수’ 등 쇼박스는 내년에도 참신하면서 경쟁력 있는 작품을 준비 중이다. 쇼박스의 최정예 작품들이 내년 극장가에서 얼마나 많은 관객을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