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됐을까. 1년 전만 해도 SK인천석화의 PX 공장 투자는 인천시 서구에 1조6000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들여올 수 있는 ‘선물 보따리’였다. 하지만 환경 유해성을 이유로 한 일부 지역주민들의 반대와 함께 인천시가 감사를 통해 서구청에 공사 중단을 권고하면서 이 공장은 순식간에 애물단지가 됐다. 잇따른 외부 압박에 결국 서구청은 SK인천석화를 외면했다.
서구청의 이번 공사 중단 통보는 구체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다. 중앙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유권해석에서도 ‘공사 과정에서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당초 문제가 있었다면 처음 공사 허가시부터 문제 제기를 했어야 옳다.
인천시장 선거를 앞두고 지역민심을 잡기 위한 정치권의 힘 싸움이 공사 중단 사태의 배경이라는 시선도 있다. 일각에서는 2006년 공사 허가를 내준 전임 서구청장인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의 과거 실책을 찾아내려는 민주당 송영길 현 인천시장 측의 의도적 접근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 의원과 송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인천시장 라이벌로 꼽힌다.
이 같은 논란에 SK인천석화는 21일 공사 중단을 결정했다. 이에 따른 손실액만 매월 10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지역주민의 반발이든, 정치적 논리이든 간에 지자체의 오락가락 행정의 모든 피해는 SK인천석화가 짊어지게 됐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향후 기업들의 투자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독립적이고 일관성 있는 지자체의 정책 확립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