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서울 지역의 전셋값 상승세가 눈에 띄고 있다.
26일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작년 말 대비 전세가 상승률은 △부천 소사구(1.24%) △수원 장안구(1.21%) △서울 마포구(1.19%) △광진구(1.18%) △금천구(1.17%) △서초구(1.12%) △은평구(1.10%) △성남 분당구(1.03%) △동작구(1.03%) △성동구(0.97%) 등의 순으로 높았다.
최근 서울의 전셋값 상승세를 반영하듯 마포구를 필두로 10위 안에 서울 자치구가 7곳이나 포함됐다. 이는 전세가 상승률 상위 10위 지역에 서울 자치구가 전혀 없었던 지난해와 대비된다.
작년 전셋값이 많이 오른 10곳은 △용인 수지구(15.59%) △성남 분당구(15.29%) △일산 서구(13.26%) △안양 동안구(13.20%) △수원 영통구(12.17%) △대구 북구(11.49%) △구미(11.13%) △대구 달성군(10.75%) △대전 유성구(10.71%) △과천(10.59%) 등이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작년에는 용인 수지, 성남 분당, 수원 영통등 경기 남부의 전세가가 집중적으로 올랐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서울의 전셋값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서울의 입주 물량이 적은데다 봄철에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 수요, 연초 학군 수요, 재건축 이주 수요가 복합적으로 겹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초 전세가 상승은 서민들의 체감 경기 부담을 높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서울의 전셋값 변동률이 작년 가을보다는 폭발적이지는 않더라도 비수기 변동률치고는 높은 편이다. 작년에 전세가가 워낙 많이 뛴 상태에서 또다시 오르는 것이라 수요자가 체감하는 부담감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올해 서울에서 공급되는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지난 2005년 이후 9년 만에 최대에 달해 시간이 지날수록 전세가 불안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으로 서울 지역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가운데 사업시행인가 단계에 놓인 사업은 100개 구역 9만6659가구, 관리처분인가 단계는 32개 구역 2만7980가구에 달한다.
통상 정비사업은 관리처분인가 이후 1년 이내에 이주·분양에 돌입하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안으로 약 2만8000가구가 신규분양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기존 임차인의 이주 수요도 급증할 것이 뻔한 상황이다.
게다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하는 재건축 구역에 제공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면제 조치가 오는 12월 종료된다. 이를 앞두고 사업시행 인가 단계에 있는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 추진을 서두를 경우 이주 수요가 예상보다 더 늘어날 소지가 크다.
서울의 올해 입주물량은 작년보다 1만4000여가구 늘어난 3만3000여가구로 추정된다.
그러나 마곡지구, 내곡지구, 세곡2지구 등 전세 임대가 제약된 공공물량 입주분이 다수 포함돼 있어 전세난에 숨통을 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