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신흥시장] 신흥시장 덮치는 ‘배드스톰’…남미판 재정위기 오나

입력 2014-01-27 10:34 수정 2014-01-2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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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둔화ㆍ미국 테이퍼링 등 더블펀치…1997년 외환위기 재발 우려도

중국의 경제둔화에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의 점진적 축소) 충격까지 예상되면서 신흥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멕시코 등 중남미 각국은 중국 경기둔화에 치명타를 입은 모습을 보여줘 1997년 외환위기가 재발하는 것 아니냐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투자 자문 업체 레어뷰매크로의 닐 아조스 설립자는 “신흥시장에 ‘배드스톰’이 불고 있다”며 “외환보유고가 빠르게 줄어드는 등 위험지대에 있다. 머니매니저라면 이런 위험을 줄일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에 따르면 현재 외환보유고는 293억 달러(약 31조원)로 지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300억 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달러에 대해 나흘째 하락하면서 13.46페소로 마감해 지난 2012년 7월 이후 18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HSBC홀딩스가 집계한 1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49.6을 기록해 제조업 경기가 6개월 만에 위축세로 돌아서면서 신흥시장 불안을 촉발했다.

원자재 수출 비중이 큰 중남미 각국은 중국의 경기둔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10~2011년에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9%에 달했으나 중국의 경기둔화가 본격화한 2012년에는 1.9%로 급전직하했다.

브라질의 경제성장률도 지난 2012년에 1.0%로 추락했고 지난해는 성장률이 2.0%를 밑돌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올해도 성장률이 2%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클 호웰 크로스보더캐피털 매니징디렉터는 “앞으로 신흥시장 전망은 더욱 어두울 수밖에 없다”며 “15년 전과 달리 대부분의 신흥시장은 중국 경제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현재 더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미국 경기회복 혜택을 덜 받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해 성장률이 7.7%로 1999년 이후 최저치였던 2012년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정부가 개혁정책을 지속하면서 성장률이 7.4~7.6%로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연준의 테이퍼링도 신흥시장에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오는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매입규모를 100억 달러 더 축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지난달 FOMC에서 월 850억 달러에서 750억 달러로 축소하면서 5년 만에 출구전략을 시작했다. 이미 신흥시장은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출구전략을 처음으로 시사한 지난해 5월 자국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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