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6일 28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대출 사기로 확인되는 KT 자회사 직원과 협력 납품업체 간 대출사기는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구축한 ‘저축은행 여신상시감시시스템’을 통해 적발됐다고 밝혔다.
저축은행 여신상시감시시스템은 매월 모든 저축은행으로부터 140만 계좌에 달하는 전체 여신현황자료를 제출받아 상시적으로 불법ㆍ부실 이상징후여신을 추출하는 ‘고도화된 현미경식 감시 도구’다.
지난 2011년 9월 총리실 주관 금융감독혁신 태스크포스(TF)의 ‘금융감독혁신방안’ 이행과제로 지난해 구축돼 금감원은 매 분기별로 이상징후여신을 점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저축은행의 채무관련인간 보증ㆍ담보내역, 신용평가사의 계열관계 등 관계회사정보 등을 활용한 연관성 분석을 통해 대주주 신용공여 등 은폐된 불법 혐의여신을 찾아낸다.
또 은행연합회의 채무불이행정보, 국세청의 휴ㆍ폐업정보 등을 반영해 건전성 부당분류 혐의여신 등을 추출해낸다.
저축은행이 취급한 전체 대출에 대해 여신관련정보(보증ㆍ담보, 관계회사정보 등)를 이용, 연관성 분석을 통해 불법 혐의여신을 추출하고 기업신용정보(채무불이행, 휴ㆍ폐업정보 등)를 활용, 자산건전성 부당분류 혐의여신 등을 적발하고 있다.
이번 대규모 대출사기 적발은 이 시스템이 단연 일등공신이었다. 금감원은 이 시스템을 통해 한 저축은행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수상한 대출거래 내역을 확인했다. 2개 차주에 대한 대출이 동일차주 한도초과 혐의가 있는 것으로 적출됐다. 대출자의 이름은 다르지만 연락처가 비슷한 건을 찾아낸 것이다.
이에 금감원은 서면검사를 실시했고 저축은행은 사기대출 당사자인 KT ENS 직원과 협력사인 N 부품 납품업체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혐의점을 발견했다. 이후 자금추적결과 대출금 돌려막기를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대출사기는 여신전문검사실장에서 저축은행검사국으로 자리를 옮긴 류찬우 국장 소기의 성과라는 전언이다.
실제로 여신상시감시시스템에서 추출되는 건전성 부당분류 혐의여신의 규모는 지난 2012년 12말 1조6019억원에서 지난해 6월말 현재 7135억원으로 약 55% 줄었다.
감시시스템에 적발될 가능성이 높아 저축은행 스스로도 부당 대출 분류를 적게 하고 준법의식이 높아진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여신상시감시시스템의 가동으로 불법ㆍ부실여신의 조기 적발은 물론 저축은행의 불법행위를 사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