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성완종(새누리당) 의원은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1년 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13개 금융지주사에서 2만6817차례에 걸쳐 161억건이 넘는 개인정보가 고객 동의 없이 공유됐다고 13일 밝혔다.
금융지주사의 개인정보 공유 횟수는 2011년 1만250회, 2012년 9238회, 2013년 7329회로 매년 줄어들었으나 대상 고객수는 2011년 43억건, 2012년 52억건, 2013년 65억건으로 해마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별로 지난해 가장 많은 개인정보를 공유한 곳은 하나금융지주(28억건)였다. 전체 건수의 45%에 달하는 규모다. 다음은 KB금융지주로 20억건을 공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 의원은 공유되는 고객 정보 내역이 단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는 범위보다 더 폭 넓게 제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금융지주사별 고객정보 공유내역을 보면 우리은행은 총 12차례에 걸쳐 5억9000만명의 고객정보를 우리카드에 제공했다. 여기에는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 입출금계좌정보, 마케팅 동의정보, 민원발생정보 등 많게는 수십 종류의 개인정보가 포함됐다.
하나은행의 경우 하나SK카드로부터 받은 정보에 계좌번호, 잔액, 전화번호 등이, 신한은행이 신한카드에 건넨 정보에는 총수신 잔액 등이 적혀 있었다. 국민은행은 개인정보 유출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국민카드에서 받은 정보에 고객식별번호, 부도잔액, 연체발생일 등이 포함돼 있었다.
성 의원은 “금융기관들이 텔레마케팅 등 영업 목적으로 다른 금융기관이 수집한 정보에도 고객 동의 없이 접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금융소비자는 금융기관과 단순 거래만 하는데도 자신의 정보가 유통될 뿐 아니라 그 경로, 기관, 목적, 보유기간 등을 짐작할 수조차 없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