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해서 늘어난 빚이 롯데쇼핑의 발목을 잡았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28일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을 ‘Baa1’에서 ‘Baa2’로 낮춘 것은 2010년 이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부채 규모와 앞으로도 이를 줄일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지난 2012년 10월 롯데쇼핑이 하이마트 인수에 따른 차입금 규모 증가로 신용등급 전망을 ‘Baa1’으로 낮추 바 있다. 1년 4개월 새에 신용 등급이 두 단계나 내려간 것.
크리스 박 무디스 부사장은 “높은 차입금 수준과 지속적인 점포확장, 차입금 축소 조치 이행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쇼핑의 부채는 2조2047억원으로 전년(2조1138억원)보다 늘어났다. 이는 국내외 사업의 부진과 싱가포르거래소 부동산투자신탁 상장 지연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에 롯데쇼핑은 38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대비 16% 줄었다. 박유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 악화의 원인은 해외사업 영업손실 확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롯데쇼핑 해외사업의 영업손실은 630억원 규모로 전년 기(260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박 연구원은 “가까운 시일 내에 해외사업의 영업손실을 큰 폭으로 감소할만한 마땅한 방안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신용등급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해외 증시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롯데쇼핑은 백화점·마트 18개 매장을 싱가포르거래소 부동산투자신탁 시장에 상장하는 방식으로 매각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지 투자자들이 롯데쇼핑에 높은 금리를 요구해 일정이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무디스는 “앞으로 상당한 규모의 차입금 축소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2년간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조정 차입금 비율을 낮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무디스는 롯데쇼핑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국내 백화점 업계에서의 롯데쇼핑 지위와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부분 등은 신용등급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