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해되고 있는 가운데 고령화 대응력에 대한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산업연구원(KIET)이 작성한 ‘지역경제의 고령화 대응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6개 시도별 고령화 대응력 지수의 지역격차는 2.3배까지 심화돼 지역 간 성장격차를 유발하고 대응 수준이 낮은 지역은 향후 경제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령화 대응력 지수는 경제·산업·보건·복지 등 4개 영역에 걸쳐 고령화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대응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총 29개 세부지표에 가중치를 두어 산출한 것이다.
연구원은 지수 산출 결과 경기(대응력 지수 4.38), 충남(4.20), 충북(3.78) 등의 지역이 상위 1위~3위를 차지한 반면, 전북(2.65), 대구(2.49), 부산(1.92) 등이 최하위권인 14위~16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회·경제 등 많은 분야가 집중한 서울의 종합지수는 3.28로 9위에 그쳤다.
경기는 경제·산업분야를 포함하는 경제활력 부문과 보건·복지분야를 포함하는 생활활력 부문에서 각각 2위를 차지해 16개 지역 중 가장 안정적인 대응력을 보였다. 충남의 경우는 경제활력은 1위로 압도적인 우위를 나타냈으나 생활활력에서는 7위에 불과했다.
반면, 부산(1.92)은 전국 최하위 16위로 15위의 대구(2.49)와도 큰 차이를 보였다. 부산은 경제활력(1.06) 16위, 생활활력(0.86) 13위에 불과한 데 이어 경제 16위, 산업 12위, 보건과 복지영역 각각에서 14위에 머물고 있어 모든 영역에서 전국 하위권에 속했다. 특히 경제영역의 지속가능성 부분에서도 16위를 차지해 향후 고령화 대응력이 더욱 저하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구의 경우 경제활력 15위, 생활활력 11위에 불과했으며 4대 영역의 지수도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경제활력이 낮게 나타난 것은 노동생산성 수준이 전국에서 가장 낮고, 생산인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평균연령이 가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서울은 산업영역 1위, 보건과 복지영역에서 각각 3위로 높은 고령화 대응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자본장비율과 제조업 생산액 항목 모두에서 16위, 생산인구 평균연령 항목에서도 15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해 경제영역의 대응력은 15위에 그쳤다. 울산은 경제활력에서 7위를, 생활활력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모든 지역은 이미 고령화지역(고령화율 7-14% 미만)에 접어들었고 전남의 고령화율은 21.5%로 유일하게 초고령화지역(20% 이상)으로 분류됐다. 전체적으로 서울·경기와 6개 광역시는 고령인구 비중이 낮은 고령화지역에 속하는데 비해, 도 지역은 경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고령지역(14-20% 미만) 이상으로 분류되었다.
그러나 최근 20년 동안의 고령화 진행 속도를 분석해보면 1993~2013년 동안 고령인구 비중은 서울과 6개 광역시의 모든 지역들이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특히 부산의 고령인구 비중은 20년 만에 무려 3.7배나 증가했고, 서울과 대구도 2.8배, 2.7배나 늘어났다. 현재 고령화율이 가장 낮은 울산도 2.5배가 늘어나 전국에서 4번째로 빠른 인구 조로현상을 보인다.
허문구 연구위원은 “지역이 고령화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또는 상쇄하려면 기업의 설비투자를 유도하고 혁신활동 강화와 외국인을 포함한 창의인재 육성을 통해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투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층이 사회적 사각지대에서 벗어나고 지역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정책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