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경기 회복세에 따라 신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건설업계의 ‘땅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택지 매입에 주로 중·소 건설사들이 관심을 가졌다면 올해는 대형 건설사도 본격 가세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석달간 수도권과 광역시의 공공택지, 혁신도시 등에서 공동주택용지 13개 필지를 사들였다. 이들 13개 용지에 지을 수 있는 아파트 규모는 약 1만가구. 이 회사는 올해 22개 사업장에서 2만여가구의 아파트를 쏟아낼 태세다.
우미건설은 지난해 9월 이후 강릉 유천지구, 평택 소사벌, 구미국가산업단지 확장단지 등 3개의 공공택지에서 아파트 용지를 매입했다. 이 가운데 강릉 유천지구는 12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첨됐다.
이밖에 현금 유동성이 양호한 부영, 중흥건설, 이지건설, 모아건설, 이테크건설 등도 택지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분양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 채무의 부담으로 한동안 주택사업을 꺼렸던 대형 건설사들도 슬금슬금 택지 확보 전쟁에 가세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달 하남 미사지구에서 전용면적 85㎡ 초과 공동주택용지 2개 블록을 매입하고 오랜만에 자체사업에 나선다.
대림산업도 공공택지를 매입하기 위해 최근 남양주 진건지구 등의 사업성 분석을 진행중이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택지 확보에 나서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동주택용지는 속속 완판되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각각 1필지와 2필지가 미분양됐던 고양 삼송지구와 원흥지구의 공동주택용지는 지난달 말 전량 매각했다.
용인 서천지구에 마지막 남아 있던 공동주택용지(5블록)도 수의계약에서 19개사가 경쟁을 벌인 끝에 현대엠코에 낙점됐다.
약 4년간 장기 미분양으로 남아 있던 광명역세권 주상복합용지 3개 필지는 지난해 11월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3개 필지가 모두 소진됐다.
추첨 경쟁률도 치솟고 있다. 지난 연말 분양한 경북혁신도시 1단계 전용면적 60∼85㎡ 규모의 한 공동주택용지 분양에는 무려 339개사가 분양신청을 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시장이 살아나면서 업체들이 땅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특히 공공주택용지는 빠르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관심이 높고 매입경쟁도 치열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