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자국의 경기둔화에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의 잇따른 대형 프로젝트 추진에 한국 건설업체의 해외 수주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상하이 소재 부동산개발업체 정다그룹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신도시 개발에 내년부터 향후 10년간 약 80억 달러(약 8조3000억원)를 투자한다고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정다그룹의 다이즈캉 회장은 이날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도시인 모더폰틴을 ‘아프리카의 뉴욕’으로 만들겠다”며 “일대를 글로벌 금융허브로 육성하는 한편 아프리카 진출 중국 기업의 전진기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모더폰틴은 요하네스버그에서 7km, 국제공항에서 8km 거리에 있으며 조성 면적은 1600ha에 이른다.
상업지구와 경공업지구는 물론 인구 1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주택단지, 엔터테인먼트센터와 학교도 들어선다.
정다그룹은 지난해 남아공 다이너마이트 제조업체 AFCI로부터 신도시 건설 예정 부지를 약 1억 달러에 매입했다. 회사는 3년 내 학교와 주택 등 기초시설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다이즈캉 회장은 덧붙였다.
남아공에는 이미 30만명의 중국인이 있다. 남아공 정부는 신도시 건설로 고용과 주택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다의 이번 투자는 남아공 최대 부동산 개발프로젝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미 중국 기업들은 세계 곳곳에서 야심찬 건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중국 재벌 왕징이 세운 홍콩니카라과운하개발투자공사(HKND)는 지난 1월 니카라과 정부와 공동 발표한 성명에서 연말 니카라과 운하를 착공한다고 밝혔다. 이 운하는 286km로 파나마운하보다 세 배 길며 공사비는 400억 달러(약 41조원)에 이른다. HKND는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중국 기업들은 태국 남부 말레이반도를 관통해 인도양과 타이만을 연결하는 길이 100km 크라운하 건설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한국 건설업체와 엇비슷해지면서 주로 한국 기업들이 수주하던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됐다"며 "국내 시장이 사라져 해외 대형 건설 사업에 주력하던 한국으로선 반가울 수 없는 현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