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의 압델아지즈 부테플리카(77) 대통령이 4선에 성공했다고 1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타예브 벨라이즈 알제리 내무장관은 “전날 치러진 대선 투표에서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81.53%의 득표율로 재선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부테플리카의 강력한 라이벌로 꼽혔던 알리 벤플리스 전 총리는 12.18%의 득표율에 그쳤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앞으로 2019년까지 5년 임기를 더 맡게 돼 20년 장기집권 길을 열었다.
전체 투표율은 51.7%로 지난 2009년 대선 당시의 75%에서 크게 하락했다고 WSJ는 전했다. 부정선거였다는 일각의 반발에 대해 벨라이즈 장관은 개표 과정의 까다롭고 긴 절차를 언급하며 “이런 복잡한 상황을 극복하고 부정을 저지를 수 있다면 나는 그 사람의 지능에 경의를 표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선거를 감시한 아프리카연합(EU)은 투표와 개표가 매끄럽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부테플리카는 네 차례의 대선에서 득표율이 75~90%여서 야당은 이 수치가 부풀려진 것 아니냐고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다만 부테플리카는 여전히 알제리에서 대중의 인기를 얻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그는 1990년대 10년 가까이 지속된 알제리 내전을 종식시키고 안정을 가져다 준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측근들의 부정부패와 부테플리카의 건강 악화로 그의 다음 임기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테플리카는 지난해 4월 뇌졸중 증세로 프랑스로 이송돼 치료를 받다가 80일만에 귀국했다. 전날 투표 당일에도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고 WSJ는 덧붙였다.
장기집권에 대해 염증을 느끼는 국민이 많아진 것도 변수다. 선거 기간 ‘바라카트(알제리어로 충분하다는 뜻)’로 불리는 풀뿌리 운동이 일어나 부테플리카 반대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