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5일 오후 한국을 방문해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북한 핵실험 징후에 따른 한반도 안보 대비 태세와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대한 한국의 참여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공동 기자회견에 이어진 1시간 동안 회담에서는 한미 동맹의 발전방향 및 최근 4차 핵실험 위협을 통해 국면 체제 지배력 확보에 나선 북한 문제 그리고 동북아 정세 등에 대한 전략적 차원의 논의가 다뤄질 전망이다. 최근 미국은 외교 전략을 중동에서 아시아로 옮기는 ‘아시아 회기’(Pivot to Asia) 전략을 내세워 중국과 러시아 견제에 나서고 있다.
또 한·미간 전략분야 현안인 전시작전권 전환 재연기 문제도 의제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 분야에서는 TPP 협상에 참여하는 문제와 함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내용을 공동성명으로 발표하지는 않지만, 이에 준하는 문서를 채택한다. 이어 1시간30분동안 업무 만찬도 가질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 중 한국을 가장 많이 방문(4회)한 대통령이 됐지만, 박 대통령 취임 후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
오바마 대통령은 방문 다음날인 26일 한·미 양국의 경제인을 초청해서 조찬 간담회를 가진 뒤 한·미 연합사에서 방위력에 대한 브리핑을 들을 예정이다. 또 용산 전쟁기념관과 경복궁 방문도 검토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애도를 표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24일 “적절한 애도의 뜻을 표하는 계기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도 안산의 분향소 방문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대규모 의전·경호 등의 문제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편 이번 방한과 함께 미국은 1897년 대한제국 성립 당시 특별 제작된 국새 ‘황제지보’와 ‘수강태황제보’ 등 9개의 인장을 반환한다. 반환되는 국새와 인장은 6·25 전쟁 때 북한군의 덕수궁 약탈 과정에서 분실된 것들이다.
현재 반환절차가 진행 중인 미국 내 우리 문화재는 모두 11점이다. 이 중 소유주가 선의로 취득했다고 주장해 법적 공방이 진행 중인 어보 2점을 제외한 9점이 오바마 대통령 방한기간 중 반환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