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국내 대형참사 사례를 돌아보면, 사고가 경제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직후 소비를 자제하며 애도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참사의 충격이 줄면서 소비 지표는 이내 회복했다.
28일 통계청 및 연구기관의 월간·연간 경제지표에 따르면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1995년 6월 29일)가 있던 1995년의 경우, 사고 전후의 소비판매액 지수(계절조정 기준)는 5월 51.8에서 6월 53.1, 7월 54.3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소매판매액지수란 식당 및 주류 음식점을 포함하며 소비자지출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다.
당시 3분기 민간소비 증가율도 전기 대비 1.2%로 같은해 1분기(4.3%)나 2분기(2.0%)보다 낮았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3분기 증가율이 11.1%로 1979년 1분기 이후 최고치였다.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2003년 2월 18일)이 있던 2003년 1분기 민간소비는 전년 4분기보다 0.8%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1.5% 증가했다.
세계적으로 볼 때, 대규모 재난이 국가별 상황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각각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9·11테러가 발생한 2001년 3분기 미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고, 동일본 대지진(2011년 3월) 때 일본의 연간 성장률은 -0.8%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8만명 이상의 인명을 앗아간 쓰촨성 대지진(2008년 5월) 때 중국의 성장세는 흔들림이 없었다.
이와 관련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대규모 외부충격(disasters)이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대규모 외부충격이 경제에 미치는 여파는 재해 특성, 대응 방식, 경제 여건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경험을 비춰볼 때 이번 세월호 참사가 우리 경제에 단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소비 회복세에 충격이 가해져 민간소비나 성장률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단 관측도 내놓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과거 참사 때의 지표를 보면 소비심리 위축 후 바로 회복되며 큰 추세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세월호 참사는 워낙 충격이 큰 사건이라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