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직장을 그만둔 김명진(48)씨는 ‘이동식 카페(푸드트럭)’를 운영하기 위해 1톤 트럭을 구입하려 했지만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김씨는 “1톤 트럭은 중고차 시장에서도 인기가 많아 차량을 구입하는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올 들어 1톤 트럭의 판매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의 푸드트럭 개조 합법화 추진, 기업의 명예퇴직 확산과 맞물린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에서 1톤 트럭을 판매하는 업체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다. 이들 회사의 1톤 트럭 ‘포터’와 ‘봉고3’는 올 들어 4개월간 5만3392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10.5% 판매량이 늘었다.
차량별로는 포터는 3만3776대, 봉고3는 1만9616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각각 13.2%, 6.1% 증가했다. 포터는 승용차를 제치고 올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이다.
이들 차량이 인기를 끄는 것은 최대 2500만원대에 창업을 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포터와 봉고3는 신차 기준 1300만~19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300만~500만원을 투자하면 차량을 푸드트럭으로 개조할 수 있다. 차량을 중고로 구입하면 창업비용은 1000만원 이상 낮아진다. 최저 1000만원대에 창업을 할 수 있는 셈이다.
1톤 트럭의 판매 증가로 영세 자영업자가 다시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고용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400만5000여명이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412만6000여명보다 2.9% 감소한 수치다. 1인 자영업자는 지난해 3분기 423만여명을 정점으로 점차 줄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기업들이 올해 군살 줄이기 경영기조를 강화하면서 자영업자가 다시 늘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KT는 최근 8300여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할 정도로 퇴직자 규모가 크다. 또 포스코와 동부그룹, 두산그룹 등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몸집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1955~1964년생) 가구의 가계부채는 지난해 1억1760만원으로 전년의 9927만원보다 18.5% 증가했다. 이 때문에 이들이 경쟁이 치열한 1인 자영업 시장에 뛰어든 뒤 실패하면 경기 회복 기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