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신한벨트 구축이 지연되는 사이 우리, 하나·외환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 금융사를 인수하고 통합법인을 출범하며 발빠르게 움직이자 위기 의식을 느낀 서 행장이 직접 나선 것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서 행장은 비공식 일정으로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에 메트로 지분 인수에 대한 빠른 승인을 요구하기 위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서 행장이 메트로 인수와 관련해 인도네시아에 다녀 왔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2년 12월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 지분 4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OJK의 주식인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OJK는 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 글로벌 전략을 총괄하는 설영오 부행장이 2박 3일간 인도네시아를 방문하고 올 초 OJK 고위 관료들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신한은행은 이 문제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지만 승인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일본·베트남·중국·인도·인도네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신한 아시아 금융벨트’구축 계획을 세우고 있는 신한은행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예대마진이 4~6%에 달할 정도로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어 시중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곳이기도 하다.
서 행장은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해 “올해 안에 인도네시아에서 인가 받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올 초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사우다라은행 지분 33% 인수에 대해 현지 금융당국으로 부터 최종 승인을 얻었다. 지난해 9월 브라질 현지법인을 설립해 국내은행 최초로 브릭스 영업벨트를 구축한 우리은행은 사우다라은행 인수로‘범 아시아 벨트’계획에 한발 더 다가섰다.
하나·외환은행 역시 지난 4월 인도네시아 현지 통합법인인‘PT Bank KEB Hana’를 출범시켰다. 국내 금융그룹 중 최다 해외 네트워크인 24개국 127개를 보유한 하나금융그룹은 이번 통합으로 그룹의 전략 목표인 ‘2025년 글로벌 비중 40% 달성’에 더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감독기관이 신설되면서 금융부분 규제가 강화돼 국내 금융사 진출이 어려워졌다”며 “이 때문에 신한은행 승인이 미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