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직후 첫 출전… 남아공서 ‘원정 16강’ 쾌거 [브라질월드컵]

입력 2014-06-1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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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월드컵 도전사

▲2002 한일 월드컵 8강 스페인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4강행을 확정 지은 태극전사들. 이천수(가운데), 박지성(맨오른쪽) 등 대표팀 선수들이 환호하며 마지막 키커 홍명보에게 달려가고 있다. 뉴시스

한국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첫 원정 8강 진출을 꿈꾸고 있다. 18일(한국시간) 러시아전을 시작으로 알제리, 벨기에와의 H조 조별리그 경기에서 조 2위에 들면 16강에 진출한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원정 두 번째 16강이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 무대를 처음으로 밟은 것은 1954 스위스월드컵이다. 우여곡절 끝에 대회에 참가하게 된 한국 대표팀은 미국 군용기를 이용해 일본으로 갔지만, 스위스로 가는 티켓을 구하지 못해 며칠간 일본에서 머물다 가까스로 도착했다. 개막 하루 전까지 비행기 안에서 보낸 시간만 48시간이었다.

경기 결과는 처참했다. 1차전 상대 헝가리에 0-9 대패했다. 한국 선수 4명은 근육경련으로 그라운드에서 쓰러지는 일까지 일어났다. 장시간 비행이 원인이었다. 당시는 교체 규정이 없어 후반에는 7명이 뛸 수밖에 없었다. 2차전은 터키였다. 비교적 해 볼 만한 상대로 분석됐지만 결과는 0-7 대패였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은 32년 만에 본선에 올라 국민의 관심이 높았다. 1차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는 후반 28분 한국의 월드컵 사상 첫 골이 터졌다. 주인공은 박창선이었다. 그는 멕시코월드컵 직후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기술과 정신력은 그 다음이다”며 경기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월드컵 첫 승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아르헨티나(1-3), 이탈리아(2-3)에 잇따라 쓴맛을 봤고, 불가리아와는 1-1로 비겨 승점 1점을 챙기는 데 만족했다.

이후 한국 축구는 월드컵 본선 무대는 가볍게 진출할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세계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벨기에(0-2), 스페인(1-3), 우루과이(0-1)에 모두 패해 예선 탈락했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는 스페인(2-2), 볼리비아(0-0)와 각각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2점을 획득했다. 그러나 3차전에서 독일(2-3)에 패하며 조 3위에 그쳤다. 미국월드컵에서 기록한 2무 1패(승점 2점)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전까지 최고 성적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는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했다. 한국은 2승 1무(승점 7)로 사상 첫 16강에 올랐다. 16강에서 우승 후보 이탈리아(2-1)를 제압하더니 8강에서는 스페인을 승부차기 끝에 5-3으로 꺾어 4강에 올랐다. 비록 준결승전에서 독일(0-1)에 패했지만 아시아 최초로 4강 신화를 썼다. 한국의 월드컵 4강 신화 뒤에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신 한국에 0-5로 패배를 안긴 네덜란드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 있었다. 그는 이탈리아전을 앞두고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월드컵 사상 첫 원정 승리를 거뒀다. 첫 상대 토고전을 2-1 승리로 장식하며 원정 첫 16강 진출도 손에 잡히는 듯했다. 그러나 프랑스(1-1), 스위스(0-2)전에서 승점 1점을 챙기는 데 그쳐 다잡았던 16강행 티켓을 놓치고 말했다.

원정 첫 16강 진출 꿈을 이룬 것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다. 허정무 감독이 지휘한 한국 축구대표팀은 그리스(2-0), 아르헨티나(1-4), 나이지리아(2-2)를 상대로 1승 1무 1패(승점 4)를 기록하며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비록 16강전에서는 우루과이(1-2)에 무릎을 꿇었지만 화끈한 공격 축구와 원정 경기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여세를 몰아 원정 8강에 도전한다. 홍명보 감독은 “수비 불안과 수비 조화가 문제다. 세트플레이 준비도 충실히 해왔다. 이제 실전에서 준비한 것들을 그대로 풀어놓으면 된다. 선수들의 투지와 잠재력을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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