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오늘 세 번째 대화의 자리를 가진다. 지난달 28일 대화의 물꼬를 튼 지 한 달만으로, 이날 대화에서는 직업병 피해자 보상과 재발방지책 등 실질적인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25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3차 대화를 진행한다. 지난달 28일 열린 2차 대화에서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선(先) 대화·후(後) 중재기구 구성 논의’에 합의하며 이번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만큼, 이날 양측이 어느 정도의 실질적 결론을 도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차 대화에서 양측은 △사과·보상·재발방지 동시 대화 △회사가 제기한 고소건 해결 △6월 중 3차 대화 일정 확정 등의 세 가지 합의를 이뤘다.
그러나 대화 시작 전부터 양측 간 힘겨루기가 시작되는 양상이다. 반올림 측은 지난 23일 ‘삼성전자와의 3차 교섭을 앞두고’라는 입장문을 통해 “삼성이 에스원 경비요원 등이 개인적으로 제기한 고소의 경우는 회사가 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삼성이 과연 2차 교섭 자리에서 고소·고발을 취하하기로 약속한 취지를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양측 간 이 같은 입장 차는 어렵게 재개한 대화를 다시 교착상태로 빠지게 할 가능성을 담고 있다.
또한, 이날 본격적인 실무 대화를 시작함에 따라 수면 아래 놓여있던 삼성의 노동조합 문제가 불거져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올림 측은 지난달 28일 2차 대화 시작 전, 성명을 통해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탄압 중단 등 삼성의 노조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협상 테이블의 주요 쟁점이 될 보상건 역시 양측 간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보상 대상 선정에서부터 보상 방식과 규모 등 양측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협상안을 내놓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열리는 3차 대화에는 삼성전자에서는 백수현 커뮤니케이션팀 전무를 비롯한 5명이, 반올림 측에서는 유가족과 활동가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반올림 측은 삼성 직업병 피해 보상 문제가 불거진 지 6년 만인 지난해 1월 첫 대화를 시작했다. 이후 10개월여 동안 다섯 차례의 실무협의를 거쳤고 지난해 12월에는 1차 본협상을 실시했다. 하지만 피해자 위임장 문제로 양측이 이견을 보이면서 대화는 지난달 2차 대화 시작 전까지 답보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