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값 고공행진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 캠핑문화 확산에 휴가철 특수까지 겹쳐 돼지고기 수요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서다. 공급도 불안하다. PED(돼지유행성설사병) 유행으로 7~8월 생산량은 1년 전에 비해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5일 발표한 ‘7월 돼지 관측월보’에 따르면 일본 방사능 오염수 유출로 작년 하반기 돼지고기 수요가 10.3% 증가했다. 또 조류인플루엔자(AI)로 지난 3월 25일부터 4월 2일까지 소비자 조사결과, 단체 급식용 닭고기나 구이용 오리고기에 대한 돼지고기 대체수요도 5.3% 늘었다. 또 캠핑문화 확산으로 바비큐용 돼지고기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예상됐다.
7∼8월 돼지 도축 마릿수는 229만마리로, PED 유행에 따른 새끼돼지 폐사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고온·다습한 날씨가 지속되면 비육돈(질 좋은 고기를 많이 내기 위해 특별한 방법으로 살이 찌도록 기르는 돼지) 생육 지연으로 도축 마릿수는 추가로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어미돼지의 생산성 증가로 평년보다는 2% 늘어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은 같은 기간 돼지고기 국내 생산량 감소로 1년 전보다 13% 증가하겠지만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캐나다의 PED 피해로 인한 생산량 감소로 국제 가격이 올라 평년보다는 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돼지고기 수급불안에 돼지고기값은 휴가철 내내 강세를 지속하다가 추석 이후에야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관측됐다. 연구원은 돼지고기(탕박 지육) 가격은 7월에는 ㎏당 5600∼5800원을 유지하다가 8월에는 휴가철 수요 감소로 이보다 조금 낮은 5200∼5400원대에서 거래될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다 9월 이후에는 4500원대, 추석이후에는 더 안정돼 10월에는 4000원대 이하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1~6월(17일까지) 평균 돼지고기 가격은 kg당 5682원으로 전년 (4374원)에 비해 28.5% 높았고 평년(4445원)과 비교해서도 26.5% 높았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돼지 전염병으로 자연 감소분이 워낙 많은데다 수요까지 늘어 돼지고기 가격이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8월까지 돼지고기 수요가 많은 성수기로 가격이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고 적정 수준 돼지가격 안정을 위해 돼지고기 수급동향 정보를 제공하고 가격 상승에 따른 가수요가 발생되지 않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또 전문가·소비자단체 등을 통해 저지방부위에 대한 소비자 인식 개선을 추진해 합리적인 소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생산자단체 등 업계의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돼지가격·수급 안정 대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합의를 유도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돈판매 인증점 식당에 연중 일정한 가격에 돼지고기를 공급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돼기고기 가격 등락에 따른 손실은 한돈자조금을 통해 지원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