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기술 앞세운 환경관리 中企, 해외시장 ‘노크'

입력 2014-07-17 07:56 수정 2014-07-1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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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진설비부터 수처리 기업까지 수출 삼매경…정부 지원 보태면 성장성 높아

▲에어릭스가 지난해 중국 장가항 ZPSS 스테인리스 공장에 공급한 1100㎥/min 규모의 집진설비 전경.(사진=에어릭스)

국내 중소 환경관리기업들이 토종 기술을 앞세워 해외시장을 적극 두드리고 있다. 대기관리, 수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조금씩 성과도 창출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보호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관련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터라 향후 국내 기업들의 해외시장 공략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17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환경산업 수출액은 2010년 1714억원에서 2013년 6178억원으로 4년 만에 260% 늘었다. 수출 대상국도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까지 확대되는 등 국내 환경산업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추세다. 세계적인 흐름도 비슷하다. 현재 약 90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세계 환경산업 시장은 오는 2017년엔 100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 대기서부터 물 관리까지… 국내 中企 해외공략 ‘시동’ = 토종 기술력으로 무장한 국내 중소·중견 환경관리업체들이 내수를 벗어나 해외시장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다만, 환경산업은 독자적으로 나갈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발전소, 공장 등 상위 산업군과 함께 동반진출을 꾀하고 있다.

집진설비를 제조하는 중견기업 에어릭스도 대표적인 수출 환경관리업체 중 하나다. 이 업체는 30여년 간 포스코에 집진설비를 공급해온 만큼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지만, 최근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해외를 바라보고 있다.

에어릭스 김군호 대표는 “포스코 등과 함께 EPC분야에서 인도네시아, 브라질, 중동, 남미 등 해외시장을 공략 중에 있다”며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꾸준히 설비를 공급하게 돼 레퍼런스를 쌓는다면 해외 지역기업들도 얼마든지 뚫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실제 에어릭스는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사인 브라질 일관제철소인 CSP에 내년까지 118억원 규모의 집진설비를 공급할 계획이다. 또 극심한 대기오염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중국에서는 법인을 설립해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에어릭스는 포스코와 함께 중국 장가항 ZPSS 스테인리스 공장에 1만1000㎥/min 규모의 집진설비 4대를 공급했다.

기술력에 대해서도 해외기업들의 인정을 받고 있다. 최근 한 독일 기업과의 기술협약 체결로 크로스 라이선싱, 제3국 진출, 유럽시장 제조공급 등에서 협업을 하게 됐고, 이어 이탈리아의 한 회사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에어릭스 관계자는 “기술협약 등을 체결하는 것은 그만큼 해외기업이 국내 기업의 기술력을 인정한다는 의미”라고 귀띔했다.

수처리 중소업체 엠씨이코리아도 수질정화제로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 업체는 중소기업 최초로 한국수자원공사 K-water연구원과 기술공유협약을 체결한 기업으로, 수질환경개선 사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

문병천 엠씨이코리아 대표는 “중국 광둥성에 2억원 규모의 녹조제거제를 납품하는 등 올해에만 광둥성에 20억원 규모의 제품을 수출할 계획”이라며 “이 밖에도 인도네시아에 제품 수출을 협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수처리 기업인 시노펙스도 나이지리아 간이 상수도시설 설치 프로젝트에 참여해 수처리 시스템을 공급하며 지난해 12월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했다. 아프리카 수처리 시장 규모가 약 5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만큼, 시노펙스도 현지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수출지원 속도내지만… “환경규제 강화 우선돼야” = 정부도 중소 환경기업들의 수출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엔 초미세먼지 등으로 곤란을 겪었던 중국을 중심으로 국내 환경기술을 적극 전파하고 있다.

환경부 산하의 환경산업기술원은 지난 7일과 9일 중국 베이징과 후베이성 우한에서 ‘환경 연구개발(R&D)기술 수요맞춤형 해외로드쇼’를 개최했다. 수처리, 대기, 토양 분야의 우수 환경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디에이치엠, 세이브기술, 신평산업, 에코니티, 제이텍, 아름다운 환경건설, 지우이엔이, 에이치플러스에코, 오이코스, 에코와이드 등 11개 업체가 대상이다. 이들 기업들의 환경기술을 중국 현지에 소개, 수출 기회를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이 같이 정부 지원이 점차 강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업계에서는 국내 환경규제부터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순한 수출 지원보다 근본적으로 수출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환경부터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에어릭스 김군호 대표는 “세계 환경산업을 주름잡고 있는 독일과 일본의 경우, 정부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동시에, 환경규제도 어느 나라보다 심해 환경기술이 발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환경기업 관계자도 “역설적이지만, 환경 규제가 심해져야 국내 환경산업 기술이 발달하고, 국내 기업들도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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