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들이 최대 7%에 달하는 고금리 적금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지만 혜택을 받기위한 조건이 까다로워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납입가능액이 적고, 카드실적, 인터넷뱅킹 등 갖가지 우대조건을 요구하고 있어 가입시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최대 5.5%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상품을 출시했다. 우리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도 각각 최대 6.0%와 7.0% 금리의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2%대의 적금이 대부분인 저금리 시대에 소비자들 입장에선 솔깃할 만한 상품들이다. 그러나 이런 고금리 혜택을 받기 위해선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하나은행 ‘난 할 수 있어 적금’가입은 인터넷뱅킹 신규 고객에 한하며,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자동이체, 신규상품 추가 가입, 하나SK카드 결제실적 등이 필요하다.
자칫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는 우대조건 이다. 우리은행의 ‘우리함께 행복나눔 적금’은 전년도 우리카드의 신용카드실적에 250만원의 추가 실적이 필요하다. SC은행의 ‘부자되는 적금’도 SC신용카드나(월 30만원) 체크카드(월 50만원) 실적이 요구된다.
문제는 이같은 조건을 만족하더라도 이들 적금통장에 입금할 수 있는 금액은 한달 10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적금의 이자는 표면이자에 월적수를 곱한 단리로 계산돼 정기예금에 비해 실 수령액이 낮다. 단순히 최고금리가 높다는 홍보에 덜컥 가입했다간
부담만 될 수 있다.
저축은행의 적금상품과 비교하면 은행들의 생색내기 고금리 적금상품 출시는 더욱 두드러진다. 인터넷 단체가입 신청 외에 별다른 요구사항이 없는 SBI저축은행의 1년만기 적금 금리는 최대 4.6%다.
1년 동안 월 10만원을 납입한다면 이 상품과 하나은행의 ‘난 할 수 있어 적금’의 이자 수령액 차이는 고작 5000원이다. 반면 소비자가 각종 부대조건을 충족했을 때 은행들이 얻는 수익은 이보다 훨씬 크다. 소비자들이 적금상품을 고를 때 꼼꼼히 따져 봐야 하는 이유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이유 없이 소비자에게 고금리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면서“마진을 철저히 따져가며 손해가 나지 않도록 상품을 설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