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지난 14일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조정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그의 총재로서의 역량과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 금리를 동결했을 때보다 더욱 고스란히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3분의 2 정도가 이번 금리인하가 적절하다고 봤고 그의 설명도 상세하다고 긍정적으로 평했다. 하지만 A4 한 장에 통화정책방향의 핵심을 담는 의결문 내용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지난해부터 학계, 금융계, 연구기관 전문가 30~40명을 대상으로 기준금리를 조정한 당일 오후부터 그 다음 날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금리인하를 한 지난해 5월과 이달에 관련 조사가 이뤄졌으며 동결결정으로 논란이 됐던 작년 4월에도 추가적으로 시행한 바 있다.
이번 설문은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금리인하 결정과 총재의 간담회 발언 등이 한은 정책스탠스와 부합합니까’, ‘향후 통화정책의 어떻게 운영될 것으로 예상합니까’, ‘통방 기자간담회에서 총재의 답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추가적인 의견은 무엇입니까’ 등 총 5개의 문항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금리인하에 대해 3분의 2 정도가 적절한 선택이라고 답했다. 또 이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보여준 화법에 대한 언급이 두드러졌다. 응답자들은 ‘금리결정 배경 및 고려사항에 대한 총재의 설명이 비교적 충분했다’, ‘총재가 진지한 마음으로 시장과 소통하기 위해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는 모습이었다’ 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친절한 주열씨’라는 평은 전임 김중수 한은 총재의 장황하고 모호한 화법과 대비되면서 부각된 영향도 있다.
특히 설문조사에는 의결문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판사가 판결문으로 말하듯이 금통위는 금리결정에 대한 요약된 입장을 ‘통화정책방향’ 이라는 제목의 의결문에 담는다. 하지만 현행 의결문에는 금통위가 중점적으로 보는 내용과 고민, 향후 정책방향 제시 등에서는 아쉬움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몇몇 금통위원도 의결문을 통한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언급한 바 있다. 이 총재도 지난 4월 현행 의결문 형태로는 금리결정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지 못하는 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통위 의결문은 향후 어떤 식으로든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