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각 연구부서가 연구가 다 끝난 시점이나 연말에 연구에 쓸 시약이나 재료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사실이 감사에 적발됐다.
사실상 연구에 쓸 수도 없는 물품을 구매하는 것은 혈세를 낭비한다는 지적에도 이미 확보한 연구비 예산을 지키려는 관행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건복지부는 질병관리본부 대상의 종합감사를 통해 연구용 시약과 재료를 사는과정에서 부적정하게 연구비 예산을 쓴 혐의를 적발해 기관경고 조치하고 개선하도록 지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의 각 연구부서는 2013년도 연구종료과제에서 연구비 집행 잔액으로 2013년 12월에 무더기로 총 373개 품목, 총 3억5300만원 어치의 연구용 시약 및 재료를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질병관리본부는 최종연구보고서를 제출할 때까지 연구시험에 계속 사용하거나 앞으로 5년간 연구성과를 추적, 평가하는데 활용한다는 등을 구매 이유로 댔다.
이렇게 2013년 11월과 12월, 2개월 연말 특정시점에 집중적으로 구매한 금액은 2013년 전체 시약·재료비 예산 집행 액수의 약 36%에 달하는 수치다.
한 예로 질병관리본부 A과는 2013년도 내부연구과제에서 활용하고 남은 ‘모기유인채집기’를 20개나 갖고 있었는데도, 이 연구과제가 끝나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시기인 2013년 12월 19일에 또다시 개당 61만3천원에 총 675만1천800원을 들여 모기유인채집기를 11개씩이나 샀다.
복지부는 "종료연구과제에서 불필요한 연구용 시약·재료를 연말에 과다 구매 요구하거나 과다하게 사들여 보관하는 관행을 개선하지 않은 데 대해 연구책임자뿐 아니라 해당 부서장에게 관리책임을 물어 엄중히 문책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