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회사 직원이나 증권방송 전문가들에 의한 주가조작으로 가장 억울한 피해를 입은 사람은 이른바 '개미 투자자'로 불리는 일반인들이다.
전문가들은 일반 투자자들이 특정인의 말만 듣고 주식을 사들이는 것은 도박판에 뛰어드는 것이라며 투자하려는 회사의 재정상태를 스스로 꼼꼼히 파악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이 2일 발표한 수사결과를 보면 일반 투자자들이 전문가들에게 얼마나 쉽게 현혹됐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 케이블 증권방송에서 주식전문가로 활동하던 애널리스트 김모(43)씨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특정 주식을 투자가치가 높은 유망 종목인 것처럼 추천해왔다.
이 프로그램을 본 개미 투자자들이 이 주식에 몰리면서 주가가 오르자 김씨는 미리 사뒀던 이 주식을 바로 팔아치워 1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전업 투자자 송모(43)씨는 "주식투자를 해 수억원을 벌어들였다"며 자신을 메신저 친구로 추가하면 종목을 추천해주겠다는 글을 올렸다.
송씨가 호의를 베풀어 종목을 추천해주는 것으로 생각한 개미 투자자들은 그의 말만 듣고 주식을 샀고, 송씨는 주가가 올라가자마자 되팔아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62회에 걸쳐 모두 1억5천여만원을 벌었다.
합수단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정보가 적은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증권시장의 고질적 병폐"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일반인들이 주식투자를 할 때는 남의 말을 맹신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네비스탁 엄상열 팀장은 "개인 투자자들은 누군가의 말을 절대적으로 신뢰해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재무제표와 공시자료 등 회사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라도 확인한 후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엄 팀장은 "주식시장의 정보는 그 자체로 이득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정보를 누군가가 나에게 선뜻 알려줬을 때는 우선 의심을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추천된 종목이 어떤 회사, 산업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투자하는 것은 도박판에 뛰어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며 "모든 정보는 직접 판단을 내리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고 투자는 자신의 판단에 근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