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9·1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양천구 목동, 강남 등 재건축 대상 지역이 술렁이고 있다. 7·24부동산대책, 금리인하 등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호재가 잇따르면서 호가는 오르지만 실질적 거래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9·1대책이 당장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주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면서 추석 이후 본격적 이사철에 접어들면 매매 등 거래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1986∼1989년 지어진 단지가 많은 양천구 목동에는 호가 상승과 함께 매물이 회수되고 있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의 경우 재건축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물이 모두 자취를 감추며 거래가 중단됐다.
현재 목동 신시가지 8단지 55㎡(이하 전용면적)의 시세는 4억1000만원선으로 연초 대비 1000만원가량 오른 상태다. 72㎡ 역시 전세 수요가 높아 일부 매매전환이 이뤄지면서 올 들어 1000만원 오른 5억9000만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대책 발표 이후 호가가 뛰지는 않았지만 집주인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조만간 호가를 높이고 매물을 거둬들이는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의 분석이다.
이 지역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정부의 재건축 규제완화 발표가 임박한 2주 전부터 급매물은 모두 팔렸고, 호가를 1000만∼2000만원 올린 상황이었다. 여기에 9·1대책으로 재건축 연한 완화 건까지 나오자 집주인들이 또다시 호가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B부동산 관계자도 “대책만 나오면 집주인들이 가격을 올리려고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 거래가 힘든 상황이다. 매수 문의도 거의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인중개사들이 일이 없어 답답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재건축 단지가 즐비한 강남3구는 매수 문의 전화가 급증했다. 강남구 일원동은 호가가 3000만원 가까이 상승하기도 했다. 잠실 소재 D부동산 관계자는 “9·1대책 발표 후 매수 문의 전화는 늘고 있지만 호가는 상승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7·24대책 이후 금리인하, 담보대출 규제 인하 등의 유동성 효과로 주택의 호가가 상승하고 기대감이 상승했지만 거래량은 동반 상승하지 못했다”며 “추석 이후 전통적인 부동산 성수기로 들어가는 만큼 주택 거래량 증가와 청약경쟁률 상승 등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